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독일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탈락했다는 '유언비어'를 전하는 바람에 진위 여부를 묻는 축구팬들의 전화가 각 언론사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관공서로 빗발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또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이같은 유언비어를 특정 언론사가 보도한것 처럼 그럴듯 하게 만든 허위기사 까지 나돌아 헛소문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진행하는 최화정씨는 27일 오후 1시30분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후배로부터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해들었다며 "독일 선수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독일팀이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말이 전파를 통해 방송되자마자 부산 롯데백화점에서는 수백명의 쇼핑객들이 마치 한국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으로 믿고 일제히 환호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는 실제로 선수의 금지약물 복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도 경기의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당 선수만 징계받을 뿐이며 27일 오후 3시 현재까지 금지약물 양성반응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에 나돌고 있는 유언비어는 선수 이름 등 구체적인 사실을 들어가며 작성한 기사양식이어서 네티즌들은 진짜인양 믿고 있는 형편이다. 이때문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는 문의 전화가 각 언론사와 KOWOC, 지방자치단체에 빗발치기도 했고 최화정씨는 곧바로 방송을 통해 사과했지만 헛소문은 꼬리에꼬리를 물고 확산됐다. 한편 이번 월드컵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인터넷을 통해 '이천수가 벌금을 물게됐다' '심판매수가 외신에서 확인됐다'는 등의 근거없는 소문들이 나도는 등 익명성을 이용한 악의적인 소문퍼뜨리기가 끊임없어 근절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퍼졌던 유언비어들은 ▲한국과 미국간 조별리그에서 안정환이 동점골을 터뜨린뒤 벌인 '스케이팅 골 세리머니'와 관련,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를 흉내낸 이천수가 벌금을 물게 됐다는 황당한 이야기와 ▲한국의 심판 매수 사실이 확인돼 외국통신사가 보도했다는 허위 영문기사 등이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