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동족상잔의 슬픈 기억을 월드컵 결승 진출로 모두 씻어버리고 감동과 환희로 맞는 민족 대화합의 축제일로 만들자" 한국팀의 또다른 월드컵 신화 창조를 기대하며 4천700만 한국민과 수십억 전세계인의 눈과 귀가 25일 저녁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독일의 준결승전에쏠렸다. 온국민은 이날 한국이 월드컵 3회 우승국인 `전차군단' 독일도 깨끗이 물리치고일본 요코하마로 결승전에 나갈 수 있길 두손 모아 기원했다. 폴란드와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강호를 잇따라 격침시키며 강행군 중인 '유럽팀 킬러', '우승 후보 다크호스' 한국팀이 마지막 불굴의 투혼을 발휘, 이번에도 반드시 역사적인 승전보를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줄 것이라고 시민들은 확신했다. ◆ '결승진출', '우승' 기원 한마음 = 월드컵의 새로운 역사를 또다시 만들어낼`결전의 날'이다. 시민들은 결승 진출, 우승도 바라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땀 흘리며 그라운드를달려온 한국 선수들이 마지막 투혼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주문했다. 주부 이주현(29)씨는 "독일팀 선수들이 체격조건이 좋지만 우리 선수들이 부지런히 뛰어서 꼭 이겨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회사원 서정준(33)씨는 "승패도 바라지 않는다.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후회없는 경기를 펼쳐줄 것만 바라고 싶다"고 빌었다. 이토추 상사등 한국에 진출해 있는 300여개 일본기업 근무자들로 구성된 서울-재팬클럽 소속 회원 일본인 200여명도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이 잘 싸워줄 것을기원한다며 롯데호텔 야외광장 대형 TV앞에 경기전 미리 모여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쳤다. ◆ `붉은악마' 요코하마 응원전 준비완료 = 전국의 붉은 악마들이 속속 상경한가운데 붉은 악마 대전, 천안, 청주, 부산지역 회원 300여명이 이날 관광버스를 나눠타고 서울로 원정응원에 나섰다. 초대형 태극기와 대형 카드섹션 등으로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붉은 악마는 이번 준결승전에서도 "불타는 엔진, 우리는 달려간다, 세계 정복을 위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경기장에 걸어놓고 응원전을 펼친다. 베일에 가린 카드섹션을 순서에 맞춰 세팅하는데 5시간, 200여명이 함께 힘을합쳐야 움직일 수 있는 대형 태극기 준비에 3시간, 기나긴 시간끝에 응원준비를 모두 끝냈다. 붉은 악마가 공식적으로 응원을 주도하는 곳은 상암경기장 한 곳으로, 모두 2천명 가량이 골대 뒤를 모두 붉은 물결로 휘감고 나머지 붉은 티셔츠를 입은 시민 응원단도 한몸, 한마음이 돼 움직인다. 붉은 악마 서울지회장 김용일(28)씨는 "결승전을 향한 응원 준비를 모두 끝냈다"며 "우리가 있는 한 태극전사들은 꼭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붉은 악마는 한국이 결승에 가면 항공사 등으로부터 비행기표를 지원받아 일본요코하마로 1천여명 이상이 이동, 대규모 원정 응원전도 펼치기로 했다. ◆ 거리 응원 사상 최대 인파 = 경찰은 지금까지의 길거리 응원 인파가 날마다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이날 서울시청 앞 등 전국 397여곳에서 700만명이 넘는 사상 최대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오전 5시부터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일대에는 붉은 티셔쳐를 입은 길거리응원단 젊은이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해 나타나기 시작, 오후 들어서면서 수만여명이 벌써 제자리 잡고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며 응원에 나섰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전국 280개 중대, 3만3천여명의 경력을 응원장소 곳곳에 배치,안전에 대비했다. 서울의 경우 상암경기장 주변 50여만명, 시청 광화문일대 160여만명 등 시내 25곳에 모두 300여만명의 길거리 응원인파가 몰릴 것으로 추산, 70여개 중대, 7천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청과 서울시소방방재본부는 폴란드전때 만해도 사건사고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후 미국전 85건, 이탈리아전 98건, 스페인전 227건으로 계속 늘어났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이날 상암경기장에 화재진압대, 구조구급대, 화생방 대응팀 등 700여명을, 서울시청 등 길거리 응원장소에 소방.구급대원 4천900여명, 구급장비 700여대를 긴급 배치하는 등 전국적으로 1만4천여명, 1천300여대를 동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가 계속되면서 사건.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응원 인파사이에 비상 통로를 마련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고밝혔다. ◆ 직장.학교 분위기 최고조 = 직장과 학교도 6.25의 아픔이 한국의 결승 진출로 기쁨과 감동으로 수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각 회사와 학교는 이날 직원과 학생 등이 대망의 준결승전 길거리 응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단축 근무 또는 수업을 하거나 아예 임시 휴무, 휴업키로 하면서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회사원 김재범(27)씨는 "한국팀이 이번 경기는 판정시비 없이, 이변이 아닌 실력으로 깔끔하게 이겨주기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학 4학년생 김현호(29)씨는 "피로에 지친 태극전사들이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할 것 같지는 않고 히딩크 감독의 선수 기용이 관건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체분석했다. 회사원 최정민(28)씨는 "동료들과 호프집에서 한잔하며 경기를 보러간다"며 "독일인들은 왠지 얄미운 인상이 있어 정말 이기고 싶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로 그리고 요코하마로 = 한국이 만들고 있는 72년 월드컵사의 빅이벤트를 놓치지 않으려는 축구팬들의 행보는 끊이지 않았다. 서울 상암경기장 준결승전을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잇는 가운데 부산, 광주,대전발 서울행 새마을호는 경기전 열차표는 모두 매진됐다. 항공편도 서울행 예약률이 평소 보다 두배 이상 웃돌아 모두 팔렸고, 붉은 악마를 비롯, 많은 열성 축구팬들은 이미 한국의 결승 진출을 확신하며 일본 도쿄행 비행기표도 구입, 대한항공, 아시아나는 29일과 30일 도쿄행 비행기표가 모두 바닥이났다. young@yna.co.kr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