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 피스(peace)'를 하지 않겠냐는 얘기도 있었고 6·25를 맞아 통일을 주제로 한 구호가 등장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같은 추측을 뒤로 하고 이날 경기에서 붉은 악마들은 붉은 도화지와 흰 도화지를 이용해 경기장 남쪽 스탠드 아래 위에서 '꿈★은'과 '이루어진다'는 단어를 각각 펼쳐보였다. 꿈 옆에 붙은 '별(★)'은 월드컵 우승국의 유니폼 왼쪽 가슴에 새겨지는 별 모양에서 따온 것.그러나 붉은 악마측은 "월드컵 우승팀 유니폼에서 별을 고안하긴 했지만 우승자체보다는 한국 축구 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꿈을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전날 비로 인해 스탠드에 도화지를 배치하지 못했던 붉은 악마는 이날 새벽까지 문구 선정을 놓고 머리를 짜냈다고.카드섹션 담당자들은 '사랑합니다 영원히''DREAMS COME TRUE' 등 후보작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붉은 악마는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는 한국팀의 선전을 통해 아시아 축구 발전을 도모하자는 뜻에서 'Pride of Asia(아시아의 자존심)' 카드섹션을 펼쳤고 18일 이탈리아전에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은 영광을 재현하자는 의미의 'AGAIN 1966'을 내보내 화제를 모았다. 16강 조별 예선 리그에서도 카드 섹션은 빠짐없이 전개됐다. 폴란드전에선 'Win 3:0(3:0으로 이기자)',미국과의 경기에선 16강 염원을 담은 'Go KOR 16'을 연출했고 포르투갈전에선 '대한민국'이라는 글씨를 수놓았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