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을 모두 사랑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승리하기를 바래요." 독일에서 귀화한 한국인 이참씨(48.참스마트 대표)는 25일 열리는 월드컵 한국-독일전에서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 한국이 이기는 것이 결과적으로 독일에도 이득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독일 축구는 베켄바워 시대 이후 체질 개선에 실패했습니다. 한.일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지요. 한국에 일격을 당해 충격을 받아야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제대로 대비할 수 있거든요." 독일에 대한 이씨의 사랑은 이처럼 엄격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따뜻함'과 '감동'이 묻어 나왔다. 이씨는 한국의 4강 신화에 대해 "척박한 축구환경을 감안하면 더욱 값진 일"이라며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억누른 적이 없는 한국이 월드컵을 제패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한국의 응원 문화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수백만 인파가 몰려 나왔지만 유럽의 훌리건들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열광하면서도 절제할 줄 아는 미덕을 지녔다"며 "한국인의 잠재력은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뜨거운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한국-독일전을 관람할 계획이라는 이씨는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나라들은 패배에 대해 뒤늦게 불만을 표출하며 열등감을 해소하려 하지 않는다"며 한국과 독일선수들의 페어 플레이를 주문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