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붉은 바다로 변했다.' 한국과 스페인이 4강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 22일.광주 전남도청 앞 광장.경기가 시작되기 2시간 전에 벌써 역사상 최대 인파인 20만명이 몰렸다.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옛 한국은행 사거리까지 5백여m의 왕복 6차선 도로와 인도를 응원단이 가득 메웠다. 상무 월드컵프라자,염주체육관,전남대,조선대 등 광주시내 17곳에 마련된 길거리 응원장에는 모두 50만명이 몰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금남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 등장하고 경기 시작에 앞서 사물놀이와 가수들의 공연이 열리는 등 다양한 식전행사가 열렸다. ○…광주지역 유림들은 경기에 앞서 이날 오전 광주 남구 서동 광주향교 대성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4강 신화 창조를 기원하는 고유제(告由祭)를 올렸다. 광주향교 오인교 전교는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당당히 4강에 올라 국가의 명예를 드높이고 온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꼭 선사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축원했다. 또 무등산 증심사의 불교 신자들도 월드컵 성공 법회를 열어 태극전사의 선전을 기원했다. ○…시 교육청의 휴업 권고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강행한 광주시내 일부 학교에는 결석률이 치솟는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날 광주시내 중·고등학교 1백10여곳 중 중학교 16곳과 고등학교 15곳 등 모두 30여곳이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시 교육청 홈페이지 등에는 학교측의 수업 강행을 비난하고 교육청에서 강력한 휴업조치를 내려 달라는 내용의 글이 수십여건 올랐다.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 VIP석에 국회의원 50명이 초청됐다는 보도에 대해 네티즌들이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월드컵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이같은 처사에 대해 조직위원회와 정몽준위원장을 비난하는 글이 수십건 게시돼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가늠케 했다. '가위손'이라는 네티즌은 "정치놀음하는 이들에게 주는 표들은 국가유공자나 장애인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이 한국-스페인전에 맞춰 광주 도심 금남로에서 벌인 '통일 응원전'이 예상과 달리 규모가 작고 압도적인 시민 응원단에 묻히는 바람에 경찰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조선대를 출발한 남총련 소속 학생 50여명은 금남로 인근 장동 로터리에서 휴대했던 가로 세로 1.5m 크기의 한반도기를 경찰에 빼앗긴 뒤 개별적으로 금남로 집단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