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첫날 참전한 육군사관학교 1,2기생 유해 가운데 4구가 처음 발굴됐다고 육군이 21일 밝혔다. 육군 유해발굴사업단은 생도 신분으로 전투에 투입된 1,2기생 539명의 첫 전투지인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지난 5월 7일부터 11일간 발굴 작업중 완전 유해 2구, 부분 유해 2구, 의복.철모 등 유품 557점을 찾아냈다. 육군은 "유해와 함께 발굴된 철모에 '육사' 표식이 있고 의복.전투화가 당시 사용한 것과 일치한다는 동기생들의 증언 등으로 생도의 유해인 것이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신원까지 확인할 유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육사 졸업생중 '비운의 기(期)'로 불리는 1,2기생들은 서울 동측방 지역을 방어하라는 육군본부의 명령에 따라 포천지구 전투를 시작으로 태릉, 한강, 수원 등 여러 전투에 투입돼 사상자를 냈다. 1기생 262명은 졸업.임관을 20여일 앞두고 전장에 투입돼 전사 65명, 실종.부상83명의 피해를 당했다. 이들은 그해 7월 10일 대전 충남도청 광장에서 소위로 임관,일선 소대장으로 다시 전선에 투입됐다. 50년 6월 1일 입학해 24일만에 전쟁을 맞은 2기생 277명은 거듭된 전투에서 동기생 86명을 잃었고 그해 10월 임관됐다. 2기생들은 전란중 정상적인 교육을 제대로 못받았다는 이유로 지난 40여년간 육사기수로 정식 편입되지 못하다가 96년 육사 개교 50주년 때 비로소 육사 기수로 인정받는 곡절을 겪었다. 1,2기생의 경우, 세계 전쟁사에서 사관생도를 현장 전투에 투입한 사례가 없는데다 당시 잘못된 전선 조정에 따라 다수의 희생자를 낸 점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의비판을 받아왔다. 육군은 희생된 생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오는 24일 전투 현장인 포천군 가산면 우금리 육사생도 참전 기념비 앞에서 1,2기 동기생, 유족, 사관생도 등이 참석한가운데 전몰 52년만의 영결.추모행사를 거행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