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가 맞는가 Corea가 맞는가?" '코리아'의 알파벳 표기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월드컵을 계기로 새삼스럽게 재점화되고 있다. 붉은 악마가 응원용 머플러.현수막 등에 쓰는 'Forza Corea('힘내라 한국'의 이탈리아어)'라는 로고가 널리 알려지면서 차제에 'Korea'가 아닌 'Corea'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활발히 일고 있는 것. 'Corea'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일제시대 Corea가 'Japan'보다 알파벳 순서에서 앞서는 것을 싫어한 일제가 대신 Korea를 쓰게 했다'는 설을 내세우고 있다. 나우누리 ID 'mainmic'은 "일제가 남긴 잔재인 Korea 표기를 계속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영어를 제외한 프랑스어.스페인어 등이 모두 'K'가 아닌 'C'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축구사이트 '사커로'의 김모씨는 "Korea와 Corea가 혼용되던 19세기 말에 비해 20세기 이후는 Korea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됐으므로 일본이 이 과정에서 어떤 개입을 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썼다. 그러나 학계는 이같은 '일제 명칭변경 개입설'에 대해 "근거가 희박한 속설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있다. 고지도 전문가인 국립중앙박물관 오상학 학예연구사는 21일 "1840년 작성된 독일 슈페르트 제독의 외교문서와 1861년 만들어진 '중국수로지'(China Pilot) 등 이미 19세기 이전 서양 문헌에서 Korea로 표기한 사례가 여럿 있으며 독립신문도 Korea를 썼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ㅋ' 발음의 표기 통례상 라틴어계 언어들은 Corea로, 독일어계 언어들은 Korea로 표기한 것이 혼용되다 점차 후자가 우세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일제 당국은 오히려 '조선'의 일본식 발음 표기인 'Chosen'을 주로 썼으므로 일제 개입설은 해방이후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붉은 악마 관계자는 "로고에 Corea를 쓴 것은 Korea보다는 Corea가 한국을 더 잘 나타낸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forza' 구호가 애초 이탈리아 말이므로 '코리아'도 이탈리아어 표기인 Corea를 따른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