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거듭될수록 늘고 있는 길거리 응원인파의 종착점은 어디인가. 한국팀의 예상밖 선전으로 한국전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길거리로 뛰쳐나오는 응원인파가 날로 늘고 있는 가운데 22일 광주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될 '무적함대' 스페인전은 500만명이 넘는 인파가 거리로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폴란드전때 50만에 불과했던 전국 길거리 응원인파가 미국전 77만, 포르투갈전 278만6천명, 이탈리아전 420만명에 이르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길거리 응원의 본격시동은 10일 대 미국전때 이뤄졌다. 폴란드전 승리에 따른 반세기만의 첫승으로 기대치가 커진데다 동계올림픽 `오노사태' 등으로 불거진 반미감정이 두번째 상대인 미국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었던 것. 경찰도 길거리 응원의 `메카'인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미대사관 경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이때부터 경비태세에도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거리의 `붉은 함성'이 전세계로 타전되고 외신의 호평이 잇따르자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16강을 결정짓는 대 포르투갈전에는 미국전의 4배에 가까운 인파가 거리로 뛰쳐나오는 등 길거리 응원인파는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세계축구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이탈리아전에는 국민 10명중 1명이 길거리 응원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청과 광화문으로 대표되는 서울지역만도 폴란드전부터 이탈리아전까지 29만5천명→45만8천명→142만3천명→176만명으로 늘어 길거리 응원을 주도했다. 게다가 스페인전은 토요일이라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대거 거리응원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길거리 응원인파는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스페인전이 열리는 광주지역 초중고교는 이날 임시휴교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 광주 금남로 도청앞 광장과 시민공원에는 타지 사람까지 합쳐 50만이 넘는 길거리 응원인파가 집결할 것으로 보여, 30만명이 몰렸던 지난 80년 광주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의 `인(人)의 물결'을 이룰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만일 `무적함대'를 격침시킨다면 정부도 4강전이 열리는 25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길거리 인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천여명으로 시작했던 경찰의 경비인력도 이탈리아전에는 2만7천여명으로 10배나 증가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여준 국민의 열기라면 솔직히 스페인전 거리응원인파는 가늠하기 어렵다"며 "최소 500만명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