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이다(fantastic)!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 한국의 월드컵 8강 신화가 이뤄지던 18일밤 서울시청앞 광장과 광화문에선 '붉은 악마'들뿐만 아니라 태극기를 흔들던 외국인들도 벅찬 감격을 함께 누렸다.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모습을 지켜본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엄지 손가락을 곧추세우고는 "원더풀 코리아" "파워풀 코리아"를 연방 외쳐댔다. 또 붉은 악마의 응원열기에 감동, 붉은 악마 옷을 입고 태극기를 온몸에 두른채 시민들과 함께 뒤섞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외국인들은 '빗장수비'라는 철통 방어망을 가진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8강신화'를 이룬 우리 대표팀의 투혼은 물론 격정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한 응원을 펼친 인파를 보면서 한국인의 저력과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했다고 입을 모았다. 광화문에서 응원하던 인도인 노동자 라위 산드란(34)씨는 "지난주엔 일본에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며 "처음에는 어떻게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지 의아했지만 곧 기쁨을 함께 나누는 한국인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붉은 악마들의 응원열기에 놀라워하는 모습이었다. 아일랜드팀의 경기를 보러왔다는 마크 워터스(26)씨는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어떻게 이 모습을 말로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며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물결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또 다른 아일랜드인 관광객 토니 크롬웰(48)씨도 "신문에서 수백만이 거리에 모인다고 들었는데 축구열기가 뜨거운 아일랜드에서도 이런식의 응원은 본 적이 없다"면서 현장에서 샀다는 태극기를 온 몸에 두르고 한국팀 응원에 나섰다. 길거리 응원분위기를 취재하던 미국방송사 기자 라미레즈 프란시스코(42)씨는 "남미와 유럽에서도 이만한 월드컵 열풍이 형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하며 "한국인들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행복해 보인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미국인 에릭(35.학원강사)씨는 "미국인들은 한국인들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즐기지만 이처럼 스포츠를 통해 하나로 뭉치는 일은 없다"며 한국응원단들의 단합된 모습을 부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