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6년 북한에 이어 한국이 또 하나의 `신화(神話)'를 창조해낸 18일 밤 한반도는 환호와 감격의 물결로 넘쳐났다. 이날 전국 곳곳에 구름떼처럼 몰려 `사상 최대의 응원전'을 펼친 4천700만 국민들은 사투끝에 축구사에 새로은 획을 그은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한없는 찬사와 성원을 보냈다. 월드컵 16강 한국-이탈리아전이 열린 이날 저녁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120분간의 치열한 각축전 끝에 `테리우스' 안정환의 그림같은 헤딩 `골든 골'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자 전국은 활화산이 분출하듯 함성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8강 진출이 확정되자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붉은 함성'이 초록색 그라운드를 삼켜버렸고, 전국의 거리 응원장에서도 태극기의 물결이 파도처럼 펼쳐졌다. 경기가 열린 대전 월드컵경기장 인근과 갑천, 서울 남산에서는 수천발의 축포가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았으며, 전국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대∼한민국' `코리아 파이팅'을 목청이 터져라 외쳤다.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한강 시민공원 등 서울 39곳에서 열띤 응원을 펼쳤던 시민 180여만명도 북과 꽹과리, 박수 등으로 축제 분위기를 돋구웠으며, 대표팀의 투혼에는 누구나 할 것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아파트 등 가정에서 TV를 보고 있던 시민들도 모두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얼싸 안았고, 목청이 터져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태극기 등을 들고 일제히뛰쳐나와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일부 흥분한 여성 등 시민들은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이 터지는 순간 감격에 겨워 실신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태극기를 흔들다 어깨가 빠져 구급차에서 치료를받기도 했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세계 6위팀인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에게 120분간의 혈전끝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꿈에 그리던 8강에 진출하자 한반도 곳곳에서는 `코리아'의 함성이 일제히 울려퍼졌다. 전국을 온통 붉게 물들였던 `대한민국 응원단'은 이날 승리의 기쁨과 환희에 감격했으며, `4강 진출도 꿈이 아니다'는 희망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응원단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거리 곳곳을 누비며 "대한민국"을 외쳤으며, 지나던 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화답하는 등 밤새 축하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승리는 북한이 지난 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한국도 이탈리아를 제물로 `첫 8강 진출'을 이뤘다는점에서 국민들은 열광했고, 감격했다. 우리 대표팀의 `8강 진출'은 4천700만의 염원이 빚어낸 쾌거이자, 국민적 에너지가 한데 모여 일궈낸 기적이었다. 이날 후반 설기현에 이어 연장전에서 안정환의 환상적인 역전골이 골 네트에 빨려들어가자 전국의 거리와 가정에서는 `파이팅, 코리아' `대∼한민국'의 함성과 박수가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과 어우러져 전국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일대, 종로거리를 가득 메운 180여만명의 `붉은 악마'와시민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겼다, 또 이겼다' `이제 4강이다'라는 함성을 지르고 축하포옹을 나눴다. 또 시내 곳곳에서는 차량들이 8강 진출을 의미한 듯 `붉은 악마'의 5박자에 맞춰 경적을 8번씩 울리며 우리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했으며, 빌딩이 밀집된 도심에서는 축하 색종이가 눈꽃처럼 흩날렸다. 이날 서울 39곳 180여만명, 부산 23곳 28만여명, 대구 13곳 12만여명, 인천 13곳 14만여명, 경기 63곳 54만여명, 강원 30곳 11만여명, 충남.북 55곳 43만여명, 전남.북 51곳 32만여명, 경남.북 62곳 40여만명 등이 몰렸다고 경찰은 추산했다. `붉은 악마' 최진명(24)씨는 "안정환의 골든 골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심장이 멎는 느낌이었다"면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대학생 김동현(23)씨는 "오늘은 내 생애의 최고의 날"이라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이렇게 기쁜 적이 없었고, 우리 대표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태극기를 연신 흔들었다. 또 회사원 서현아(25.여)씨는 "우리 대표팀이 8강에 진출할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후반 설기현 선수에 이어 안정환 선수가 `끝내기 골'을 터뜨리는 순간 나도몰래 눈물이 났다"면서 벅찬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