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또다시 붉게 타올랐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18일 8강신화 창조를 바라는 4천7백만 겨레의 함성이 온나라에 메아리쳤다. 우리 선수가 멋진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온국민은 하나 되어 열광하며 승리를 기원했다. 이날 길거리에는 건국 이후 최대규모인 4백여만명이 쏟아져나와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를 목놓아 외쳤다. 붉은 물결은 이날 동이 트기 전부터 시작됐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전국 주요도시 등 전광판이 설치된 곳마다 태극기를 손에 든 사람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 물결로 장사진을 이뤘다. 붉은 악마 유니폼이나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시민들이 많아 이날 경기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상당수 기업체와 공공기관들은 오전근무만 실시하거나 아예 하루를 쉬었다. 서울시청 앞에서 응원전에 참여한 회사원 심광수씨(29)는 "월드컵 개막 이후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질 때마다 꼭 참여해 왔다"면서 "수십만명의 사람들과 호흡을 같이 하다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길거리 응원의 구심점인 대형 전광판도 전국적으로 3백여곳에 설치돼 지난 14일의 한국-포르투갈전에 비해 약 30% 늘어났다.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 회원 1만여명은 이날 대전 경기장 내에 '다시 1966년으로(Again 1966)'라는 카드섹션을 준비해 전광판을 지켜보던 길거리 응원단을 열광시켰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