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를 상대로 청탁명목의 '검은 돈' 수수여부, 그간 관리해온 자금의 출처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체 돈 수수 여부는 홍업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결정짓는 핵심 잣대로, 검찰은 김성환,유진걸,이거성씨 등 홍업씨 측근들이 업체로부터 받은 36억여원 중 20억여원이 홍업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대학동기인 유씨가 S건설 전모 회장으로부터 화의인가 청탁과 함께받은 10억원 중 3억원을 홍업씨가 받았다는 김성환씨 등의 진술을 확보, 홍업씨를상대로 돈 수수 경위와 화의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거성씨가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으로부터 검찰과 금감원의 수사 및 조사무마 명목으로 받은 17억원, 김성환씨가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9억2천만원 중에서 일부가 홍업씨 관련계좌로 유입된 단서도 포착됨에 따라 대가성 여부를 강도높게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홍업씨가 S건설 등 기업체 관계자들과 빈번히 술자리를 함께 해왔고, 측근들 중 일부가 홍업씨에게 업체의 청탁 내용을 얘기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만큼 홍업씨를 알선수재의 공범으로 처벌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홍업씨측은 "부정한 돈은 한푼도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검찰은 김성환씨 등 3명의 측근이 운용해온 상당수 차명계좌의 실소유주가 홍업씨이며, 이 돈이 이권개입의 대가라는 단서를 상당수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업씨는 업체 돈 수수 여부와는 무관하게 지금까지 돈 세탁 과정을 거쳐가며관리.운용해온 자금 수십억원의 출처와 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받게 될전망이다. 검찰은 홍업씨가 작년초부터 1년여간 김병호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을 통해 16억원, 김성환씨를 통해 12억원을 돈 세탁한 사실을 밝혀냈으며, 줄곧 이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추적해왔다. 이와관련 홍업씨 변호인인 유제인 변호사는 "홍업씨 주변의 돈은 대부분 97년대선전에 홍업씨가 개인 돈 등을 모아 홍보기획사인 `밝은세상'을 통해 사용한 뒤남은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돈은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치밀한 `돈 세탁' 과정을 거쳤기때문에검찰이 돈의 출처에 대해 상당부분 홍업씨 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자금의 거래내역이 밝혀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의 주장대로 돈이 홍업씨 개인 돈이 아니라 지난 97년 대선당시나 이전에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불법 정치.선거자금으로 드러날 경우 홍업씨 사법처리와는 별개로 대선을 앞두고 적잖은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