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6강 진출, 가슴 터질 듯한 황홀한 기쁨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14일 밤 태극전사들이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꺾고 4천700만 국민과 한국 축구의 숙원이던 `월드컵 첫 16강 진출'이란 신화를 일궈내자 전국 방방곡곡이 온통 환희와 감동으로 가득찼고, 하루가 지난 15일에도 이 같은 흥분과 기쁨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들은 저마다 집에서, 출근한 직장에서, 거리에서 '필승 코리아'를 목청껏 외치며 열렬히 응원했던 전날 밤 `90분간의 극적인 드라마'를 되새기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등 `16강 감동'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전국민이 축구로 하나된 모습에 가슴 뭉클했다"면서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와 전국민의 뜨거운 응원 열기라면 이젠 8강도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 식지않는 감동 = 전국민은 포르투갈의 골네트를 뒤흔든 한국팀의 선전과 함께 붉은 악마와 시민들의 붉은 응원의 물결을 담은 모습을 TV 재방송으로 보고 또 보며 전날 밤 감동의 전율을 또다시 느꼈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등에는 밤새 불을 환히 밝힌 채 흥분된 가슴을 억누르며 잠을 이루지 못한 시민들이 승리의 순간을 다시 보면서 기쁨을 이어갔다. 송파구 삼전동 김미향(35.주부)씨는 "자랑스런 한국팀의 모습은 봐도 봐도 가슴이 벅차다"면서 "평생 이런 기쁨은 없을 것 같아서 오늘 내내 박지성 선수의 골인장면을 다시 보면서 계속 즐거운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 직장들 16강 얘기 꽃 = 16강 감동에 젖은 직장인들도 15일 아침 저마다 '대∼한민국'이란 구호로 인사를 건네며 출근한 뒤 하루종일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화제로 얘기꽃을 피웠다.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16강 진출했다', `8강도 가능하다'는 등 이야기꽃을 피웠고 부서내 TV를 켜놓고 다시 한번 역사적 드라마를 보거나 신문을 들쳐보며 한국팀 승리에 감격해했다. 밤 늦게 TV를 보거나 밤새며 길거리 응원에 참가했던 회사원들은 지각하는 사태가 속출했고 일부 회사원은 이날 하루 근무중 짬짬이 선잠을 자는 등 전날 밤 열띤응원으로 피곤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현우(26.여.회사원)씨는 "TV 생중계를 보고 나서도 계속 골 장면 등을 반복해서 보느라 새벽께야 잠자리에 들었다"면서 "모두들 이젠 8강도 문제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학교도 축제 분위기 = 학교의 학생들도, 교사들도 온통 축구얘기 뿐이었다. 구로구 유한공고 등 일부 학교에서는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하듯 학생들이 온통 붉은 티셔츠로 갈아입고 등교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고, 축구공을 들고 오는 학생들도 많았다. 동성고 오세정(50) 교사는 "학생, 교사 할 것 없이 축구로 한국민이 하나가 된것 같다"고 말했다. 세화고 최성수(45) 교사는 "수업중에도 축구 이야기였지만 수업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고 좋았다"면서 "16강에 갔으니 8강도 가능하고 이제 마음 졸이지 않고 남은 경기를 편하게 응원하겠다는 학생, 교사 축구 팬들이 많았다"고 웃었다. 등교하면서 부터 수업 전후, 점심시간 등 휴식시간에는 일부 열성 축구팬 학생들이 `대∼한민국' 등을 외치며 태극기를 들고 교실과 복도를 오가기도 하는 등 전날의 축제 분위기를 다시 연출했다. ◆ 젊은층 새벽녁까지 열광 = 길거리 응원이 열렸던 서울 광화문 주변과 신촌, 강남역, 삼성역 일대 등에는 젊은이들이 쏟아져 새벽녁까지 열광의 도가니였다. 수많은 젊은 남녀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그룹으로 떼지어 다니거나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좋아했고 이날 새벽까지 이런 응원 열기는 식지 않았다. 붉은 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은 승합차나 트럭, 승용차에 5∼6명씩 타고 창문으로 몸을 내민 채 거리의 시민들에게 승리의 환호를 내질렀고, 술집 등에는 날이 밝을 때까지 서로 기쁨에 젖어 술잔을 주고 받으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즐거워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