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강변 주변 아파트, 주택가 시민들은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14일 밤 가족, 이웃들과 삼삼오오짝을 지어 한강변으로 나와 초여름 강바람을 맞으며 축하 잔치를 벌였다.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대형 전광판 중계를 지켜본 시민들중에서도 귀가할 생각도 않은 채 맥주, 소주 등으로 즉석 술판을 벌이고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다. 한강시민공원 대형 전광판앞에 모인 10만명에 가까운 붉은 물결의 인파는 경기가 끝나자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경기를 마치고 1시간여가 지난 뒤에도 1만명 가량은 계속 자리를 지키며 공원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재방영되는 박지성 선수의 골인 장면을 보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기쁨을 되새겼다. 가족 단위로 온 일부 인파는 일찍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했고 대부분 젊은층의 인파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환호했고, 신촌.강남역 등 술집 등이 밀집한 유흥가로 옮겨 축하의 시간을 즐기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0...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인근 여의나루역 삼거리에서는 흥분한 청소년과 시민들이 지나가는 차를 막고서 "대∼한민국" 박자에 맞춰 차를 두드리며 기쁨을 표시했고, 일부는 차에 기어올라가기도했다. 차량 운전자들은 그러나 인파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면서도 자신들도 경적을 울려 오히려 기쁘게 호응해줬다. 운전자 김성규(23.부원공전학생)씨는 "평소라면 다른 사람들이 차를 두드리거나 흠집을 냈다면 굉장히 화가 날텐데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고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분한 청소년들이 박자에 맞춰 차를 좌우로 흔들자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0...잠실야구장 안에서 경기를 관람한 뒤 몰려나온 응원단들은 경찰이 미처 제지하기도 전에 코엑스와 신천 방향의 차로로 달려나가 달리던 차량을 세우고 차량위를 두들기며 자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대 상당수는 잠실 종합운동장 옆 광장 이곳저곳을 떼지어 몰려다니면서 꽹과리와 북을 치는 등 축제 분위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하철 역 입구 난간에 올라서서 꽹과리를 치며 역 안으로 빠져나가던 응원객을 환송하던 김명수(17.가락고 2년)군은 "승리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려고 꽹과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 15명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광수(18.잠실고 3년)군은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오늘 우리 팀이 보여준 플레이로 봐서 4강까지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이 율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