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총장 직선제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화여대가 '교황 선출' 방식으로 신임 총장을 뽑아 총장 선출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이화여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우선비례대표제를 도입,제12대 총장에 신인령 법대학장(59)을 임명했다고 12일 발표했다. 41명의 총장후보추천위원단은 두차례 투표를 통해 11일 다수 득표자인 신 학장과 최선열 사회과학대학장(55),김수지 간호대 교수(60) 등 3명을 선출했다. 추천위원단은 각 대학과 대학원에서 각각 추천한 교수 16명과 전임교수 5백명이 20 대 1의 비중으로 참여한 25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는 추천위원단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신 학장을 선임했다. 이화여대 홍보실 관계자는 "총장 선출의 공정성과 관련해 잡음이 생기는 것을 감안해 이사회와 교수측에서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려대 총장 선임 문제는 갈수록 꼬이고만 있다. 연임 총장인 김정배 총장은 이날 열린 교무위원회에서 연임을 포기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추천위원단에서 1위로 추대된 이필상 교수는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따라서 김 총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14일부터는 고려대 총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전망이다. 고려대 재학생 김상수군(27)은 "학교의 주요 구성원인 학생들과 교수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재단 마음대로 신임 총장을 결정한 것은 학교측의 시대착오적인 행정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