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은 금연월드컵.' 지난달 31일은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날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기도 하다. 2002 한·일 월드컵의 화두중 하나가 금연이 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월드컵이 전세계적으로 금연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에서 경기장 내의 흡연을 금지시켰다. 금연월드컵임을 공식 선포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야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세네갈과의 개막전을 시청하기 위해 모여든 파리시민에게 의료진이 혈압 체크 등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연을 호소했다. 또한 프랑스 각료들은 '금연 각료회의'를 선언하고 금연운동에 모델을 보이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축구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한 20초짜리 청소년용 금연광고를 제작,월드컵 기간인 30일부터 한 달간 유럽지역에서 무료 방영한다. 러시아 정부는 높은 흡연율이 구(舊) 소련 시절의 스포츠 강국 전통을 회복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연을 촉구했다. 게나디 오니슈첸코 보건부 부장관은 이날 "러시아 남성의 63.2%가 담배를 피우고 있고 매년 27만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며 금연을 호소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러시아가 스포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 키프로스는 운전자들이 16세 이하 어린이들과 동승한 상태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48달러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고,터키 정부는 5월부터 금연을 시작한 사람 10만명의 명단을 모아올 경우 상금 2천8백달러를 주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의 흡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2010년까지 50여만명이 흡연으로 숨질 것"이라며 오는 2003년부터 TV 및 라디오의 담배광고를 전면 금지키로 했다고 월드컵 개막 직전에 발표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