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를 방치해 굶어 죽게 했다면 며느리보다 아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姜載喆 부장판사)는 31일 노모를 돌보지않아 굶어 죽게한 혐의(존속유기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46.고양시 일산구 지영동)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 법정구속하고 구속 기소된 며느리 박모(43) 피고인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이날 풀어줬다.

이 사건 발생 뒤 당초 경찰은 아들을 구속하겠다고 했으나 검찰이 며느리 책임이 크다며 며느리를 구속토록 했고 법원이 다시 아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물어 각각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노모가 대소변을 전혀 보지 않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점, 동거하면서도 사체가 심하게 부패할 때까지 사망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는 점,9일간 음식물을 제공치 않고도 건강을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유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아들은 고부간 갈등이 심한줄 알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방관하고 평소 자신이 치우던 노모의 대소변 봉투가 13일동안 나오지 않아 치우지 않고도 건강상태를 확인하지 않아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 대한자식으로서의 최소한 도리마저 하지 않았다"고 아들의 책임을 크게 물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의 인간성.도덕성 상실과 가족윤리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에 대해 중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나 며느리가 몸에 손을 대는 것마저 노모가싫어할 정도로 갈등이 심해 간병이 어려웠던 점, 3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는 점 등을고려해 며느리에게 실형을 면하게 한다"고 며느리를 풀어주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지난 1월 14일 며느리가 노모에게 밥을 가져가자 노모가 욕을하며 밥을 가지고 나가라고 하자 밥을 달라기 전까지는 주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노모가 숨진 채 발견된 23일까지 9일동안 음식물을 제공하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굶어숨지게 한 혐의로 며느리는 구속, 아들은 불구속 기소됐다.

(의정부=연합뉴스) 박두호기자 d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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