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서울 상암경기장 앞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월드컵 전야제 행사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조수미(40)가 한일 월드컵 공식 음반사인 소니뮤직의 제지로 인해 자신이 준비한 곡을 부르지 못하게 됐다. 조씨의 매니지먼트사인 SMI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조씨는 당초 이날 전야제 무대에서 2002 한일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을 위해 특별히 만든 'Champions'란 노래를 부르려 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지로 무산됐다. SMI측은 "한일 월드컵 공식 음반사인 소니뮤직이 자사에서 앨범을 낸 공식 주제가 'Let's Get Together Now'보다 오히려 'Champions'가 더 인기를 얻을 것을 우려해 FIFA에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에릭 레비가 작곡하고 조씨가 직접 작사한 'Champions'는 한국 전통악기인 해금과 북 등 국악기 연주가 삽입된 곡으로 최근 소니와 경쟁관계에 있는 유니버설 뮤직에서 음반이 출시됐다. SMI 김형식 대표는 "소니뮤직이 FIFA를 통해 조씨가 전야제와 개막식 등 월드컵주요 행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적극적으로 막았으나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와 각계의 강력한 요구로 무산되자 차선책으로 'Champions'의 연주만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예술가가 선정한 레퍼토리의 연주를 거부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니뮤직 관계자는 "코카콜라가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되면 경기장에서 펩시콜라를 팔 수 없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며 "전야제나 개막식에 출연할 가수와 곡목 선정에 대한 권리는 의당 공식 음반사인 소니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