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삼락동에 위치한 성호실업의 생산기술팀. 이부서는 회사건물 3층의 사장실 바로옆에 위치하고있다. 성호실업의 비밀병기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주문받은 구두의 모형과 가죽을 만들어 마무리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성호실업이 첨단디지털장비를 이용해 개인의 발모양을 꼭 맞고 편안하게 제작해주는 맞춤구두인 "디지털 슈"를 본격적 생산하기 시작했다. 성호실업이 제2의 도약을 위해 부산의 전통산업인 신발의 제조기술에다 디지털혁신과 주문생산체제를 접목,대변신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이회사 권동칠 사장은 구두에 디지털 기술과 맞춤시대를 연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며 구두와 신발산업의 대변혁 모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체제는 구두의 소품종 대량생산도 가능해 정확하고 편하게 싸고 빨리 만들 수 있는 미래의 고부가가치분야라는 것.따라서 이 분야에 주력할 것이라고 권사장은 강조했다. 성호실업은 지난달 말 부산의 중심지인 서면에 개장한 지 한달도 채못돼 3백켤레 이상 주문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친김에 연내 서울 등에 5개 매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일본에도 조만간 1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인기품목인 골프화와 축구화 테니스화 등으로도 맞춤신발 영역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화승그룹도 신발명성 회복에 나섰다. 1998년 화승의 화의로 위기를 맞았던 화승그룹이 신발제조및 디자인 기술력에다 베트남의 싼 임금을 접목,새롭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재기의 발판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화승은 지난 25일 베트남 호치민시 동나이성의 우비즈공단에 연간 1천2백만켤레를 생산할 수 있는 베트남 최대규모의 신발공장인 화승비나(HSV) 공장을 착공했다. 올해 5라인에 이어 2004년까지 20개라인을 가동시킬 계획이다. 화승그룹 고영립 부회장은 "화승R&A가 5천1백만달러를 투자하는 이 공장이 오는 9월 본격가동하면 화승그룹의 신발생산 능력은 인도네시아 및 중국 공장을 합쳐 연간 2천3백만켤레로 늘어나 그동안 크게 위축됐던 신발산업의 제도약 토대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추진해온 전문 스포츠화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5년내에 세계최대 신발메이커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디안" 브랜드로 알려진 패션업체인 세정은 악기시장에 진출,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패션에서 익힌 디자인과 뛰어난 물류체제 구축에다 국내의 악기제조 전문가를 활용,싼 임금체제의 중국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세정의 글로벌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세정은 지난해 7월 계열사인 세정악기를 설립,중국 칭다오시에 1천2백30만달러를 투자해 부지 3만8천평 건평 2만평 규모의 악기공장을 건설중이다. 연간 1만5천대의 피아노와 18만대의 기타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세정 박순호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피아노는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싸 미국과 일본 유럽지역 바이어들의 주문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세정은 주문폭주에 대비하기 위해 1만평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공장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올 연말께는 하루 피아노 7백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규모의 피아노생산공장이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난 74년 동춘섬유라는 작은 의류업체로 출발한 이 회사는 98년 캐주얼 브랜드 "NII"를 성공적으로 런칭한데 이어 할인점용과 홈쇼핑용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올해 40%가 넘는 매출신장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부산상의 태경호 조사홍보팀장은 "신발과 섬유 등 부산의 주력 우량 전통기업들이 그동안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경기가 풀리면서 최근들어 사업을 강화하거나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경향이 두드러지고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