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효유업계에서 요구르트 유산균의 장(腸)내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는 가운데 정부 인증기관의 `유산균 내산성' 실험 결과가 뒤늦게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 품질평가실이 지난해 실시한 `인공 위액내 유산균 생존율' 실험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발효유 업체들이 생산하는 요구르트는대부분 강산성 위액에 의한 유산균 파괴로 장내 `유산균 효과'가 현격히 떨어지는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H, B, S, N, M 등 국내 5대 발효유업체의 `마시는 요구르트' 샘플을각각 pH 1.2와 pH 1.5의 인공위액에 섞어 2시간 경과 후 `살아있는 유산균' 숫자를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유산균을 2중 캡슐로 싼 B사 제품만 음용 후 위를 거쳐 장에 이르러서도 유산균 효과를 정상적으로 유지했고, 나머지 4개사 제품은 생유산균 숫자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B사 요구르트도 pH 1.5의 인공위액에 섞고 2시간이 경과하자 생유산균수가 ㎖당28억CFU에서 53만CFU로 감소했으나, 임상적으로 유산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도(㎖당 10만CFU)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S사 제품의 생유산균 숫자는 41억CFU에서 3만3천CFU로, N사제품은 32억CFU에서 1만4천CFU로, H사 제품은 31억CFU에서 2천CFU로, M사 제품은 41억CFU에서 300CFU로 각각 떨어져 최소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실험 보고서를 통해 "유산균이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위를 거쳐 장까지 안전하게 도달해야 한다"면서 "따라서 캡슐처리 등을 통해 유산균의 내산성을 강화해야 만 요구르트의 유산균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산균을 캡슐로 싸지 않은 보통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H사 관계자는"인공위액과 인간의 위액은 유산균의 생존환경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음식물 유무 등 다른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실험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S사의 연구원은 "인체 내 위액의 산도는 장시간 공복으로 있었을 경우에만 pH 1.5 근처까지 낮아진다"면서 "아울러 액체 상태의 요구르트는 마신 후 30분이면위를 통과해 인공위액에 2시간이나 섞어두는 실험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B사 관계자는 "이번 실험을 통해 내산성을 강화하지 않은 일반 요구르트는 장내유산균 효과가 크게 낮아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적어도 위액의 산도가 높아지는 공복시에는 요구르트르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