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흥.박성우.문성규.박상철.박종국기자= `졌지만 잘 했다' 세계 최강 프랑스와 한국의 축구대표 평가전이 열린 26일 저녁 경기가 열린 수원을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는 한국축구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함성과 발굴림으로 흔들렸다. 전국의 도심은 한-프 축구 시청을 위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원 태극전사의 마지막 시험대인 한-프랑스 축구대표 평가전이 열린 수원경기장 주변은 경기 시작전부터 축구팬들로 북새통을 이뤄 월드컵 열기를 실감케 했다. 수원경기장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컵에서 우승한 프랑스가 숙적 브라질을 2대0으로 완파, 강한 인상을 남긴 곳이라 1만∼2만명의 시민들은 경기시작 3시간 전인오후 3시께부터 운집해 세계최강 '아트사커' 군단을 기다렸다. 붉은악마 회원 1천여명은 배정된 입장권을 배부받기 위해 경기장 앞 광장에 천막 100여개를 치고 노숙을 했고, 일부 표를 구하지 못한 회원들은 조직위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차량 2부제가 자율실시된 이날 짝수 차량이 현격히 준 탓에 경기장 인근 43번국도와 42번 국도는 평소 주말과 다름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여 월드컵 당일 교통혼잡우려를 말끔히 씻어줬다. 경기장 반경 1㎞내 아주대 삼거리∼연무중 사거리(월드컵로)와 호텔 캐슬∼동수원 I.C(밀레니엄로)의 차량 진.출입이 오전 11시부터 전면통제됐지만 불만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 메인등록센터에서 기자용 출입증이 부정발급된 사실이 알려진 탓인지 주요길목에 헌병이 배치되고 군용 지프차가 경기장 주변 순찰을 도는 등 검문검색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살벌한 검문검색 속에서도 수원 중부경찰서 소속 의경 10명으로 구성된 인라이드스케이트 교통봉사대와 경찰 기마대가 경기장 주변도로를 돌며 색다른 볼거리를제공했다 대구 붉은악마 응원단 250여명과 시민 등 500여명은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공원에 설치된 가로 15m, 세로 10m 크기의 대형TV를 통해 한국과 프랑스 평가전을지켜보며 단체 응원을 펼쳤다. 응원단은 프랑스에 선취점을 내주자 한 때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으나 곧바로박지성이 시원한 대각선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자 일제히 환호했으며 이어설기현이 역전 헤딩골을 작렬시키자 감격에 젖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또한 동대구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TV 앞에 모여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으며, 시내 거리에는 평소 휴일보다 차량 통행이 크게 줄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 김광태(34.회사원.대구시 동구 신암동)씨는 "한국이 세계 1위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팀이 월드컵에서도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16강 뿐 아니라 8강에도 오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한국과 프랑스의 대표팀 평가전이 벌어진 26일 저녁 강원도는 비록 월드컵 경기가 열리지는 않지만 주요 관광지가 썰렁할 정도로 도민들이 경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반전에 박지성의 동점골에 이어 설기현의 2대1 역전골이 터지자 축구도시 강릉시민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역전골을 성공시킨 설기현이 명문 강릉상고 출신이어서 시민들의 감격은 더했다. 휴일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던 경포대에는 미처 귀가하지 못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횟집 등지에 모여 경기를 보며 세계최강 프랑스팀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한국팀의 경기력 향상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원주역과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도 많은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텔레비전 앞에서 "설기현!"을 외치며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광주 광주역 대합실에 모인 200여명의 열차 이용객들은 TV를 통해 방영된 한국대프랑스전 경기에서 한국이 프랑스에 3대 2로 석패하자 "이길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워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전반 1골을 먹었을 때만 해도 `역시'라는 표정을 짓던 시민들은 동점골에 이어설기현의 해딩슛이 골로 연결되자 "세계최강 프랑스를 이기는 것이 아니냐"며 성급한 흥분과 함께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일부 이용객들은 열차가 도착하자 경기를 모두 보지 못하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열차에 오르는 모습들이었다. 충북 청주의 도심인 성안길의 조흥은행 앞에서는 하나로 통신이 설치한 대형 멀티비전 앞에서 붉은 악마 30여명의 주도로 200여명의 행인들이 한-프 경기를 관전하며열렬한 응원전을 폈다. 공수가 뒤바뀔 때마다 터진 이들의 열렬한 환호와 탄식으로 이 일대는 경기장을 방불케 할 만큼 열광적이었으며 관전자들은 3대 2로 패하자 "아쉽지만 정말 잘했다"고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 일대 한 식당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며 잇달아 2골을 넣자 손님들이 "이런 날은 음식 값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농담을 건넸고 이에 식당주인이 "이기면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고 응수,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축구 TV 중계를 보기 위해 귀가를 서두르거나 아예 외출을 하지 않는 바람에 청주시내가 한산했으며 속리산과 월악산 등 국립공원과 유원지를 방문한 행락객수도 지난 주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국종합=연합뉴스) ryu62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