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명중 8명이 소비측면에서 자신을 중산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중 6명이 사회의 소비풍조를 불건전하게 느끼고 있으며 특히 결혼 문화가 사치스럽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4명중 3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절반 가량이 앞으로 가정경제와 소비생활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소비문화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소비생활 전반에 대한 인식= 소비자들은 지금의 경제상황이 1년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고 있지만 향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전과 비교한 가정경제 상황에 대해 `별 차이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62.8%로, `좋아졌다'가 14.3%, `나빠졌다'가 19.6%로 각각 조사됐다. 향후 가정경제와 소비생활에 대한 전망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47.8%였고,`별 차이 없을 것',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은 각각 39.3%, 6.9%였다. 자신의 소비수준이 사회적으로 어느 범위에 속하는지 평가하는 `소비생활 계층귀속 의식'에서는 80.1%가 `중류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97년조사에 비해 9%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상류 수준', `하류 수준'이라는 답변은 각각 2.2%, 17.7%였다. 현재 소비생활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그저 그렇다'가 45.5%였고, `만족', `불만족'은 각각 26.4%, 28.1%였다. 99년 소보원의 조사결과와 비교해 `만족'은 11.9% 포인트 증가하고 `불만'은 20.9% 포인트 감소해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평소 생활을 하면서 불안 또는 스트레스를 느끼는가'에 대해 66.2%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가족 건강', `향후 소득', `가족 문제' 등을 들었다. 응답자 가구의 63.3%가 빚이 있으며 가구당 평균 부채는 2천498만원이었다. 빚을 지고 있는 비율은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았으며, 부채의 원인은 `주택 구입 및 임차'가 48.2%로 가장 많았다. 소비생활 비용지출시 느끼는 부담은 교육비-교통비-공과금 순으로 높았다. 만 6세이상 사교육 대상 자녀를 둔 가구의 66.6%가 과외를 시키고 있었으며, 가구당 월평균 37만2천원을 지출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과외비 지출이 많았으나, 전체소득에서 과외비 비중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아져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부담이 컸다. ◇소비생활 의식과 행동= 현재 사회의 소비풍조에 대해 응답자의 60%가 `불건전하다'고 답했고, 결혼문화에 대해서는 75.4%가 `호화.사치스럽다'고 대답했다. 저소득층일수록 소비풍조가 불건전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응답자의 76.6%가 `자기 집은 꼭 있어야 한다', 53.2%가 `TV, 냉장고는 큰 것이좋다'고 답해 소비의 대형화.고급화 추세를 반영했지만 `소비수준이 곧 지위'라는견해에는 `그렇지 않다'(47.1%)는 대답이 `그렇다'(23.4%)보다 많았다. 소비자들은 최근 가장 심각한 소비자문제가 `허위.과장 광고'(38.1%), `제품 불만처리'(22.1%), `불량식품 및 유해상품 판매'(16.9%) 등이라고 답했다. ◇소비생활 영역별 소비행태=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소비생활 분야로 음주문화(57.2%)를 꼽았고, 다음은 교육 및 보육생활, 기초생활문화, 결혼문화, 교통문화순이었다. 최근 3개월 이내에 인터넷에서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43%였고, 인터넷 쇼핑을 하는 이유는 `편리하기 때문', `가격이 싸기 때문' 등이었다. ◇소비생활 가치인식 및 의식구조= 소비자들은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건강'(64.5%)을 꼽았고, 일하는 목적은 `사는 보람을 찾기 위해'(34.9%)보다 `돈을벌기 위해'(37.2%)라는 답변이 많았다. ◇생활환경 전반에 대한 인식= 생활환경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37.6%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13.5%는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개선을 희망하는 생활환경 분야는 `의료 및 복지', `교육 및 문화', `생활환경시설', `주택' 순이었다. 소보원은 "이번 조사결과 소비자들의 의식과 소비 관행을 개선하면서 계층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소보원은 "급변하는 소비환경 변화에 맞춰 `소비자 경쟁력'을 높이고 건전한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20일 - 3월 5일 광역시 5곳, 시지역 20곳, 군지역 18곳의20세 이상 남녀 2천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이뤄졌으며 최대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하에서 ±2.19%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