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기온이 오르기를". 구제역 방역에 비상이걸린 농촌진흥청 직원들의 기원이다. 21일 농진청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생존기간이 길어지며 56℃에서 30분, 76℃에서는 단 7초만에 사멸하고 공기중의 상대습도가 60% 미만이면 마찬가지로 빠르게 사멸한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25℃ 이상이면 구제역 바이러스의 활동력은 급격히 쇠잔해지며 30℃ 가까이 올라가면 사실상 확산이 불가능해진다. 이같은 연유로 농진청 직원들의 입에서 '고온제(高溫際)'라도 올려야 하지 않느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막대한 인력 동원과 소독약, 생석회를 대신할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이 바로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에 기온이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비가 내리면 기본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공기중의 상대습도가 높아지면서구제역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물에서는 50일, 8∼18℃의 기온에서 60% 이상의 상대습도를유지하는 방목장이나 목초지에서는 74일, 4℃의 우유에서 6일, 건조한 분변에서 14일, 겨울철 액상분뇨에서는 6개월이나 생존한다. 20일 남부지방의 최고기온이 29℃까지 올라갔으나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과 용인지역은 25℃ 정도를 기록했고 이날도 마찬가지 24℃ 정도의 최고 기온을 기록할 전망이다. 구제역 방역반원의 입에서 "조금만 더"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좋지 못한 소식은 기상청의 22일 날씨 예보에 포함된 중부지방의 흐린 후 갬이다. 다행히 비 올 확률은 낮지만 구름이 많이 끼는 흐린 날씨에는 아무래도 고온을기대하기 힘들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사 전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맘때의 고온 현상은 벼를웃자라게 하는 등의 문제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일단 구제역이란 당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온이 며칠 지속돼야 한다"며 "수많은 인력이 대신할 수 있는 일을자연의 힘이라도 동원해 해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