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김종빈 검사장)는 20일 김대중 대통령 차남 홍업씨가 작년 고교동기 김성환씨를 통해 현금 12억원을 1백만원권 수표로 바꾼 사실을 확인, 돈세탁 경위와 자금의 사용처를 조사 중이다. 이로써 검찰이 확인한 홍업씨의 돈세탁 규모는 28억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홍업씨가 작년 김모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을 통해 16억원을 세탁한데 이어 12억원을 수표로 바꾼 것도 돈의 출처를 감추기 위한 세탁 과정으로 보고 김성환씨를 추궁 중이다. 김씨는 홍업씨로부터 작년 1월 초에 1억원, 1월 말 6억원, 3월 말 2억원, 7월에 3억원을 현금으로 받은 뒤 서울음악방송 직원 3~4명을 시켜 각각 1백만원권으로 교환해 홍업씨에게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그러나 "홍업씨가 현금이 있는데 쓰기 좋은 돈으로 바꿔 달라고 해서 바꿔줬으나 돈의 출처는 알지 못하며 홍업씨에게 출처를 물어볼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2억원의 사용처중 일부를 확인했으나 범죄에 연루된 것은 아니었다"며 "나머지 돈의 용처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씨가 운영하는 서울음악방송 등에 거액을 투자한 A그룹 계열사와 S건설 등 3~4개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홍업씨로부터 투자 압력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특히 최근 S건설 대표 전모씨를 불러 지난 97년 재정난에 처한 회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홍업씨에게 로비를 했는지, 홍업씨가 사업에 도움을 줬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