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검찰에 소환된 대통령 3남 김홍걸씨가 조사를 받는 특별조사실이 있는 서울지검 청사 11층은 밤늦도록 대부분 방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조사강도를 짐작케 했다. 이날 낮 홍걸씨와의 대질조사를 위해 최규선.송재빈.황인돈씨 등이 소환된 이후 11층 특조실 바깥 복도에는 취재진을 제외하곤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밤이 되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차동민 특수2부장이 수사상황 보고를 위해 몇차례 방을 나선 것 말고는 수사팀관계자들은 외부에 일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홍걸씨는 당초 예상과 달리 검사의 질문에 대답도 잘 하고 자신이 준비해온 말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러나 피로에 감기기운이 겹친 탓인지 조사 도중 이따금 잠시 휴식을 요청하기도 했다. 홍걸씨는 최씨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 이권에 개입한 적은 없다"며 금품의 대가성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홍걸씨의 식사그릇을 챙겨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한 식당종업원이 `쩔그렁' 소리와 함께 철가방을 든 채 특조실과 복도 사이의 육중한 철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홍걸씨는 저녁식사로 김치찌개를 들었지만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던 점심과 달리 식사를 많이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홍걸씨 변호인인 조석현 변호사는 밤 10시께 우유와 사과, 배 등이든 쇼핑가방을 들고 홍걸씨를 접견하러 들어갔다 30여분만에 나왔다. 조 변호사는 "홍걸씨가 좋아하는 우유를 먹고 싶다고 해 왔다"며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눈이 충혈돼 있다. 현재 최대 관심사는 수사상황이 아니라 홍걸씨의 건강이다"고 말해 홍걸씨 건강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조 변호사는 오후 6시께 홍걸씨를 처음 접견한 뒤 "홍걸씨가 피로는 덜 풀렸지만 참고 조사를 받겠다고 한다. 힘들면 재워달라고 요청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걸씨는 몸살기운이 있어 검찰출석 전날인 15일에도 아스피린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홍걸씨를 접견한 뒤 청와대에 홍걸씨의 건강상태를 알려줬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최규선씨 변론을 맡은 강호성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구치소에서 소환된 최씨를 접견하고 나오는 길에 "최씨가 홍걸씨가 조사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의 녹음테이프가 공개된 것에 대해 화가 나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한편 서울지검 로비에서는 기자 50여명이 새벽까지 수사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고, 청사내 도로에도 방송사 중계차량 10여대가 밤새 대기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