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지난 9일 중도 사퇴한 이기준 전 총장의 후임 선출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자천·타천으로 후임 총장 후보 물망에 오른 교수들은 10여명이다. 그동안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많아야 6∼7명이 후보로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는 지난 91년 총장 직선제를 도입한 이래 가장 많은 후보들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 선거 때 도전했던 송상현 법대 교수와 장호완 자연대 교수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여기에다 이장무 공대 학장, 정운찬 사회대 학장, 권영민 인문대 학장 등 현직 학장단 중에서 5∼6명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중에서 이장무 학장은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전임 선우중호·이기준 총장이 공대 출신인 점을 들어 인문.사회대 교수들 사이에선 "이번에는 공대가 후보 출마를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유성 법대 교수와 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현구 부총장도 주위의 출마 권유를 받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총장은 국립대 총장 중 유일하게 장관급 예우를 받는 자리다. 각 단과대별 교수 50인 이내로 구성된 '총장후보 선정위원회'가 후보 대상자들을 5명 이내로 압축한 뒤 전체 전임교수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 2명이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추천되고 대통령이 이중 1명을 최종 임명하도록 돼 있다. 총장 임기는 4년이다. 한편 일부 소장파 교수들은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는 이번 총장 선거가 단과대별 야합이나 학연.지연에 의한 편가르기로 혼탁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교수회관과 호암생활관 등 교내 식당가는 벌써부터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교수들의 예약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후보대상자는 아예 몇 달 전부터 교수들을 찾아 다니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