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겸직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어온 서울대 이기준 전 총장이 9일 오후 서울대 문화관에서 이임식을 갖고 학교를 떠났다. 이 전 총장에 대한 사표는 이날 오전 수리됐으며 이에 따라 이현구 부총장이 총장임무를 대행하는 직무대행체제에 돌입, 후임총장 선출절차에 들어간다. 이 전 총장은 이날 이임사에서 "서울대를 세계 일류의 연구대학으로 만다는 소임을 못다하고 떠나게 돼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부덕한 소치로 할 일을 다하지 못한 채 떠나지만 서울대의 개혁과 발전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구 부총장은 송별사에서 "이 전 총장이 재임기간 이룬 성과는 서울대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이 조기사퇴함에 따라 이 부총장은 이날 오후 임시학장회의를 열어 총장후보 선정을 관장하는 `총장후보선출위원회'소집을 요청했다. 위원회 소집과 후보대상자 지명, 투표까지 49일 이내에 이뤄지도록 규정돼 있어 늦어도 다음달 말이면 신임총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장 후보로는 지난 선거때 출마했던 송상현 법대 교수와 장호완 자연대 교수를 비롯, 공대 이장무 학장과 사회대 정운찬 학장 등 13∼14명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 전 총장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함에 따라 규정상 당장은 교수직을 유지할 수 없으며 공대 교수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특채형식으로 별도로 임용돼야 한다. 이에 앞서 이 전 총장은 사외이사 겸임 논란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 학내외 반발여론에 따라 조기퇴진의사를 밝히고 지난 2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대 총장이 학내외의 사퇴압력을 받으며 중도하차하기는 98년 8월 자녀 고액과외 문제로 선우중호 총장이 물러난 이후 두번째이며, 91년 서울대 총장직선제 도입이후 단 한명도 총장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에 물러난 셈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