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이 외국계 제약사의 고가약을 대거 처방, 의약품 수입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약값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8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제약원료를 포함한 의약품의 수입은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 12억4천5백만달러, 2001년 12억9천7백만달러로 지난 99년보다 3억달러이상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제자리 걸음을 해 무역역조(수입-수출) 규모도 2000년 6억7천1백만달러, 2001년 6억7천6백만달러로 증가했다. 의약품 수입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의약분업 이후 외국제약사의 오리지널 고가약을 선호하는 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국제약협회의 신석우 전무는 "이대로 가다간 향후 5년 이내에 현재 30%대인 외국계 제약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서게 된다"며 "이 경우 국내 약값도 현재 선진7개국 평균 약값의 40%선에서 70∼80% 수준으로 올라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 제약사의 생산거점이 우리나라에서 점점 이탈하고 있는 것도 수입액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수출은 제약원료와 완제품 양쪽에서 모두 어려움에 봉착해 무역역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제약원료시장에 값싼 노동력을 전면에 내세운 인도와 중국이 뛰어들면서 국내 제약업체는 경쟁력을 상실했다. 완제품은 여전히 국제시장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