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부 포스코 회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셋째 아들 홍걸씨가 포스코 영빈관인 '영광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기업들이 운영 중인 영빈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는 성북동 영빈관을 지난 80년대 말 박태준 회장 시절에 구입했다. 이후 내부시설 개.보수 등을 거쳐 90년 5월 영빈관으로 개원했다. 대지면적이 4백58평이고 건평이 2백16평인 영빈관은 수용인원이 대략 10명 정도로 VIP들이 묵을 수 있게 돼 있다. 유 회장이 홍걸씨를 만난 장소로 영빈관을 이용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스코 최고경영진이 시선을 피해야 하는 만남을 가지는 장소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도 청송대와 백원대라는 영빈관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외에도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규모의 영빈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그룹 총수가 해외 거래선의 최고경영자나 정.관계 VIP급 인사들을 초청할 때와 비밀을 요하는 비즈니스를 추진할 때 많이 이용한다. 삼성은 서울 한남동에 영빈관으로 '승지원'을 운영하면서 이건희 회장이 외국의 주요 인사와 면담을 갖거나 삼성 계열사 사장단회의를 여는 장소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98년 삼성차-대우전자 빅딜 협상 때는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자주 들르기도 했다. 승지원은 고 이병철 회장이 살던 집을 지난 88년 이건희 회장이 영빈관으로 개조했으며 한옥 1채와 양옥 1채로 구성돼 있다. 작년 말 전경련 회장단의 송년 모임이 이 곳에서 열렸고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작년 10월 방한했을 때도 이 곳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SK는 별도의 영빈관을 운영하기보다 계열사인 워커힐호텔 내의 별채인 '에스톤 하우스(Aston house)'를 필요할 경우 영빈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우중 전 대우회장도 서울 힐튼호텔 24층에 마련된 '펜트 하우스'를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사용했었다. LG의 경우 LG전자가 서울 성북동에 '연곡원'이라는 영빈관을 운영 중이나 이 곳은 외국의 주요 거래선과 실무회의를 벌이는 비즈니스형 영빈관이다. 현대자동차는 서울에 별도의 영빈관을 두지 않은 채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에 일류호텔급 시설을 갖춘 비즈니스형 영빈관을 운영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