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48
수정2006.04.02 13:50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42.구속)씨가 지난달 16일 검찰출두 직전 청와대 비서관과 국정원 직원,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대책회의를 갖고 자신의 밀항대책 등을 논의했다는 내용의 육성 녹음테이프를 남겼음이 7일 밝혀졌다.
최씨는 자신의 친척 이 모씨에게 맡긴 이 테이프에서 '이모 청와대 비서관과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국정원 직원 등이 수차례 대책회의를 해 나에게 외국으로 밀항해 도피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고 뉴스위크 한국판이 7일 발행된 5월15일자에서 보도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는 최씨의 일방적 주장으로 밀항운운은 지난번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나왔던 얘기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으며 이 비서관 등 관련자들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테이프는 최씨가 지난달 14일 녹음한 3개(80분 분량)로, 최씨는 테이프 녹음 도중 미국에 있는 홍걸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홍걸씨는 끌어안고 어떡해서든지 보호해 주겠다. 그대신 아버지한테 얘기해 달라. 나를 파렴치범으로 몰려고 하면 다 불어버리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또 '그제(지난달 12일)부터 이 비서관과 최성규 과장, 또 2명의 국정원 직원이 나를 해외로 밀항시키기 위해 대책회의를 여러차례 가져왔다'고 최성규씨의 말을 빌려 주장했다.
그는 '최성규씨가 `출국금지가 되기전에 최규선이가 떠났어야 하는데 출금이 돼 못 나가고 검찰에 출두하면 우리 정권이 잘못되고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데 걱정이다'고 말하자 한 인사로부터 `부산에서 밀항시켜 밖으로 보내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내가 밀항을 계속 거부하자 이튿날인 4월13일 오후 최성규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다 준비가 돼 있다. 규선아 떠나버리자'고 했다'며 '이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청와대 김모 비서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홍걸씨에게 100만원짜리 수표 300장을 건넸는데 추적을 피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며 '(검찰)소환을 좀 늦춰달라'고 부탁했다고 테이프에서 주장했다.
이에대해 김 비서관은 '지난달 14일 최씨가 전화로 소환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와 청와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고 답변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최씨의 녹음테이프 확보에 나섰으며 테이프가 입수되는 대로 이 비서관 등 관련자들을 소환, 최씨와 대질조사 등을 통해 진위를 확인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용기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