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조사무마 명목으로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을 통해 진승현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3일 밤 구속수감된 권노갑 전민주당 상임고문은 "(나의 결백은) 하늘과 땅이 안다"며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날 밤 11시40분께 구치소로 가기 위해 서울지검 1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권씨는 취재진속에 침통한 표정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측근들에게 "괜찮다"며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눈은 충혈돼 있었다. 측근들과 수인사를 나눈 권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내가 대가성있는 돈을받지 않았다는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며 "앞으로 진실은 꼭 밝혀질 것"라고힘주어 말했다. 권씨는 5분 가량 로비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면서 얼굴이 상기될 정도로열심히 결백을 주장했으며 "김은성.진승현씨 진술만을 믿고 구속하는 법이 어디에있느냐"며 검찰수사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권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황한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밤11시10분께 "범죄에 대한 검찰측 소명이 충분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에서 권씨측과 2시간 가량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수사팀은 권씨의 영장발부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다 영장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권씨측 변호인인 조승형 변호사는 "구속이 유.무죄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며 "검찰수사가 불충분한 만큼 앞으로 법정에서 무죄를 적극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권씨가 검찰에 출석한 직후부터 검찰청사 주변을 `인공위성'처럼 맴돌며 좀체 떠날 줄 몰랐던 권씨 측근들은 영장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정말이냐"고 서로 반문하며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으며 일부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일부 격앙된 측근들은 "조작이다. 정치공작이다"며 검찰청사를 향해 고함을 치기도 했으며, 취재진과 뒤섞인 채 권씨를 태우고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를 가로 막고 검찰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