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건강진단체제로는 직업병의 발견과 예방이 어렵기 때문에 개별검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순천병원 산업의학과 고상백 과장은 3일 오후 조선대 의성관에서 열린 '건강진단의 문제점 및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행 건강진단체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고 과장은 3-5분에 불과한 집단 건강진단으로는 유기용제나 중금속에 의한 중추신경계 질환을 확인할 수 없으며 진단도구 및 진단 시기가 부적절해 직업병을 진단하기 어렵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고용상태가 불안하거나 이직률이 높은 하청업체나 중소기업 노동자의 경우 검진대상에서 누락될 수 있고 검진결과로 인해 오히려 재취업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어 건강진단이 절실하게 필요한 노동자들이 구조적으로 검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특수검진의 경우 작업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직업병을 유발할 수 있는데도 도장 작업자는 유기용제만, 지원업무자는 소음만 검진받는 등 부분 검진에 그쳐 원인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 과장은 이밖의 문제점으로 ▲사업주가 검진 대상자 선정 ▲사업주와 검진기관의 유착 ▲특검인력 및 기관수 부족 ▲장비 및 시설 부족 ▲비상근 노동자의 건강진단 제외 등을 꼽았다. 그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자의 선택권을 보장해 개별검진을 확대함으로써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문 검진의에게 직업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단기 고용이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 혜택을 확대하고 특수건강 진단의 경우 작업환경과 연계한 평가방법이 개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