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삼성반도체 주차장에서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붙잡힌 부녀자 연쇄살인범 2명 가운데 1명이 경찰에 인계되는 과정에서 도주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112순찰 근무지침을 어긴 신임순경에게 돌리기 보다는 경찰대개혁의 중요 과제 중 하나로 실시된 '파출소 3교대 근무'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경찰청은 지난 2001년 4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파출소 3교대 근무'를 시행했다. 이 제도는 조별로 12시간 근무 후 24시간을 휴식함에 따라 파출소 근무 경찰관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근무인원이 조별로 서너명에 불과해 치안공백이 우려되어 왔다. 고매파출소는 10명이 3개조로 나뉘어 하루 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경우 1명이 소내에서 근무를 하고 나머지 2명은 순찰차를 타고 관할 구역을 순찰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하루에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 2명일 경우 각종 사건.사고시 초동수사에 미흡할 수 밖에 없으며 효율적인 방범활동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고매파출소 이 순경도 파출소 근무자로부터 삼성반도체 주차장에 절도범이 붙잡혀 있다는 무전을 받았으나 함께 근무하는 동료 경찰관이 기흥IC부근에서 기소중지자 검거를 위한 검문검색을 하자 혼자 현장에 출동했다. 그러나 단순 절도범으로 오인, 연쇄살인범 2명을 수갑도 채우지 않고 순찰차에 남겨둔 채 시동을 끄지 않고 내리는 등의 잘못으로 결국 살인범 1명이 달아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 순경이 112순찰 근무지침과 기본적인 호송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책임이 크지만 2명의 인원이 각종 검문검색과 순찰, 방범활동 등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파출소 근무체제도 다시금 돌아봐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용인경찰서 모 파출소 관계자는 "이 순경이 동료가 검문검색을 하고 있으니까 업무를 분담하려고 혼자 현장에 출동한 것 같다"며 "하루 근무인원이 적은 시골파출소는 사실 서너명이 수많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가 벅차다"고 말했다. (용인=연합뉴스) 김인유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