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빚을 갚기위해 승용차를 택시로위장, 이틀동안 여성 승객 5명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고 목을 졸라 살해한 20대 2명중 1명이 붙잡히고 1명이 달아났다.


이들은 피해 여성들의 금품을 빼앗은 뒤 "신고할까봐 두렵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이 가운데 여성 2명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승용차 번호판을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으나 감시소홀을 틈타 1명이 달아나 얼빠진 경찰의 모습을 나타냈다.


◇사건개요 30일 오전 2시 30분께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농서리 삼성반도체 주차장에서 엘란트라 승용차 번호판을 떼던 허모(25), 김모(29)씨가 경비업체 직원 장모씨 등 8명에게 발각됐다.


이들은 곧바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용인경찰소 모 파출소 소속 이모(32)순경에게 넘겨져 112순찰차에 태워졌으나 김씨가 경찰의 감시소홀을 틈타 달아났다.


이들이 타고 와 주차장에 세워 놓은 김씨 소유의 EF쏘나타 승용차에는 트렁크에서 여자 시체 1구, 뒷좌석에서 여자시체 4구 등 모두 5구의 시체가 발견됐다.


시신은 모두 손이나 발이 노끈으로 묶여 있었고 전원 목에 졸린 흔적이 있었다.


◇범죄모의 및 범행 경찰 조사결과 강도살인 용의자 허씨와 김씨는 용인의 모 골프장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처음 알게됐으며 지난달 24일 김씨가 먼저 퇴사한 뒤 28일 허씨가 퇴사,"한탕 하자"며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28일 수원지법 인근에 세워져 있던 택시에서 택시 표시등을 훔쳐 김씨소유의 EF쏘나타 승용차에 달아 택시로 위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9시께 수원시 권선구 매탄동 삼성전자 앞 길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던 20대 여성 1명을 태워 신용카드를 빼앗아 현금인출을 시도했으나 비밀번호가 맞지 않자 이 여성을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1시께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 앞길에서승차한 여성 1명을 위협,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빼앗아 50만원을 인출한 뒤 노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살해한 2명의 여성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던 이들은 다음날 오전 5시께수원시 매탄동에서 여성 3명에게 다가가 "놀러 가자"며 승용차에 태워 영동고속도로가남휴게소 부근에서 현금 12만원을 빼앗고 2명을 성폭행한 뒤 모두 노끈으로 목을졸라 살해했다.


◇범행동기 및 피해여성 허씨는 경찰에서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 800만원을 갚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여자들이 신고할까봐 살해했다"고 말했다.


또 승용차를 택시로 위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택시 표시등을 달고 다니면 여자들이 쉽게 탈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피해여성들의 유류품 등을 통해 29일 희생된 여성은 정모(25), 안모(23),강모(27)씨이고 28일 피해 여성중 1명은 박모(29.학원강사)씨로 파악,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신원을 확인중이다.


또 살해한 여성들의 시체를 용인의 야산에 암매장하려던 이들은 목격자나 경찰의 검문에 걸려 차량 번호판 추적을 통해 신원이 밝혀질 것을 우려, 삼성반도체 주차장에서 다른 승용차의 번호판을 훔쳐 달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얼빠진 경찰 경찰이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이 붙잡아 인계한 연쇄강도 용의자 2명중 1명을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들은 이날 승용차 번호판을 훔치다 경비업체 직원 7∼8명에게 붙잡혀 신고를받고 출동한 용인경찰서 모 파출소 이모(32)순경에게 넘겨졌다.


그러나 이 순경이 용의자들의 EF쏘나타 승용차를 살펴보러 간 사이 이들은 순찰차를 몰고 화성시 태안읍 방향으로 달아났으며 이 순경과 경비업체 직원들은 경비차량을 몰고 이들을 쫓았다.


허씨 등은 100여m가량을 달아나다 뒤쫓아온 경찰과 경비업체 직원들이 차량으로 앞을 가로막자 순찰차에서 내려 달아나기 시작했고 허씨는 경비업체 직원들과 격투 끝에 붙잡혔으나 김씨는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다.


이 순경은 강도살인 용의자를 수갑도 채우지 않고 순찰차에 태워놓고 순찰차 키를 꽂아 놓았으며 파출소에서도 사건발생시 2명 이상의 직원을 현장에 나가도록 한기본적인 수칙을 어긴 것으로 밝혀졌다.


달아난 김씨는 170㎝키에 체격은 작은편이며 밝은색 셔츠에 운동복을 입고 있고얼굴에는 격투로 인한 상처가 있다.


경찰은 용인과 화성, 수원 등 인근 지역에서 도주로를 차단, 김씨를 쫓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김인유.최찬흥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