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도선동 일대 왕십리종합시장 부지. 서울 한복판인 이 곳은 지난 95년까지만해도 6백46곳의 상가와 가내공장이 모여 있던 지역내 중심상권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앙상한 빈터로 나뒹굴고 있다. 당시 화재로 상가건물의 70% 이상이 불에 타 없어진 뒤 시장 기능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몇몇 노점상만 남아 장사를 계속하고 있을뿐이다. 4백50여명의 시장 상인들은 지난 97년부터 재건축 조합을 결성, 이곳에 주상복합건물 건립을 추진해 왔다. 이로부터 6년여만인 19일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 서울시는 이날 왕십리종합시장 부지 2천7백60평에 지상 27층(높이 80m), 지하 4층짜리 주상복합건물 3개동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낡은 재래시장이 초고층 현대식 주상복합건물로 탈바꿈하게 된 셈이다. 특히 왕십리종합시장 부지의 재건축을 계기로 서울의 4대 부도심권에 속하는 '알짜배기' 땅이면서도 지금까지 낙후돼왔던 왕십리 일대가 본격 개발될 것이란 지역주민들의 기대감이 높다. 시공을 맡게 될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중 착공, 오는 2005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상복합건물 3개동의 연면적은 모두 1만9천2백51평. 건물의 용적률은 5백35%, 건폐율은 54%. 주상복합건물의 지하 1층∼지상 2층 3천5백여평에는 음식점 스낵코너 등 상가가 입점한다. 지상 3∼27층에는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 3백42가구가 들어선다. 나머지 지하층은 주차장으로 쓰인다. 지난 95년 화재 전 시장 상인들에게는 소유하고 있던 상가건물 지분 1평당 아파트 1평 또는 상가 1평이 주어진다. 조합원들에게 적용되는 분양가는 평당 6백50만원. 이 지역 평당 시세는 1천만원 수준. 왕십리종합시장 재건축조합장인 이형준씨(55)는 "입주때쯤 되면 시세가 평당 1천2백만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벌써부터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이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시는 이 지역에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위락.숙박시설과 안마시술소, 단란주점이 들어서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