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초월면 도평리 신일아파트 단지 앞은 평일 아침마다 학원 승합차량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차량들은 학원으로 가지않고 아파트에서 2㎞ 가량 떨어진 쌍령초등학교로 향한다. 학부모 김모(38.여)씨는 "초등학교까지 거리도 멀고 교통량이 많은 국도 3호선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학원에 등록, 학원차량을 이용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아파트 단지에는 지난해 9월 초등학교가 들어서야 했지만 교육당국과 아파트 시공업체간 '땅값공방'으로 개교가 늦어지고 있다. 19일 광주교육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도평리 213 일원에는 지난해 7월 신일아파트 358가구(초등학생 65명)가 1차 입주한데 이어 내년초 1천66가구(초등학생 280여명 추정)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나 도평초등학교(가칭)는 지난 17일에야 부지조성공사를 끝냈다. 그나마 학교부지 매각금액을 놓고 시공업체는 '감정가' 매각을, 교육청은 '감정가의 절반금액' 매입을 요구하고 있어 착공시기조차 불투명하다. 아파트 시공업체인 W건설 등 3개사는 지난 98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신청 때교육청의 요구를 받아들여 '학교부지를 감정가 절반에 매각하겠다'는 이행각서를 제출했으나 사업승인이 나간 뒤 학교용지확보에 관한 특례법 조항을 근거로 각서이행을 거부했다. 업체측은 "학교부지 매입비와 부지조성공사비로 40억여원을 투입했다"며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다 지난 3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교육청은 "자의로 작성한 이행각서는 엄연히 법적인 효력이 있다"며 "일단 국민고충처리위의 처리결과를 지켜본 뒤 업체측과 재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평초교 개교는 빨라야 2차 아파트 입주가 끝나는 내년 하반기에야가능할 것으로 보여 학생들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광주=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