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에서의 시비가 빌미가 돼 패싸움을 벌인 중학생들이 경찰에 무더기 입건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말 서울 양천구 S중 일진회 `짱'인 김모(15)군이 구로구 K중 일진회 `짱'인 이모(15)군의 여자친구를 빼앗았다는 소문이 인근 중학교로 퍼지면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상대방 학교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사이버 패싸움을 벌이던 양 학교 학생들은 `1대1로 한 번 붙자'는 약속과 함께 지난 1월 초순과 중순 양천구 안양천 오목교와 구로구 Y초등학교 운동장에 집결했다.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며 모여든 구로와 양천지역 10여개 학교 일진회 소속 100여명은 문제의 S중과 K중의 `짱' 김군과 이군이 1대1로 주먹다짐을 벌이는 광경을두패로 갈려 숨죽여 쳐다봤다. 주민들의 112신고로 2번다 `짱'들의 일대일 격전만으로 끝나버린 이들의 패싸움은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번 모두 K중 이군이 이기자 이에 앙심을 품은 양천지역 일진회 등이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며 다시 한번 뭉치기로 한 것. 이들은 인터넷 대화방을 통해 구로지역 일진회 모임에 선전포고를 한 뒤 60여명가량이 같은 달 20일 오후 5시께 Y초등학교 운동장에 속속 모였다. 각목과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흉기 등을 손에 든 이들의 모습은 말그대로 폭력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상대인 양천지역 학생중 6명 정도가 먼저 `선발대'로 약속장소에 찾아들자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한 둔기와 흉기를 사정없이 휘두르고 주먹과 발로 폭행, Y중 안모(15)군 등 6명에게 각각 전치 3∼4주의 상처를 입혔다. 경찰은 패싸움에 가담한 100여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가담 정도를 조사, 15일 이중 싸움을 주동한 S중 `짱' 김군 등 2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의 학생들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정당한 주먹을 행사했다고만 생각할 뿐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문제의식은 크게 느끼지 않았다"며 "아무런 죄의식 없이 만연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집단행동이 갈수록 심각한 수준이 돼 가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