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환경 최규선 대표가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최씨의 전 운전기사겸 비서인 천호영씨 주장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체육복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12일 사업자 선정 과정을 포함해 최씨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를 벌이기로 하고 이날까지 천씨 등 관련자 10여명을 소환하거나 소환통보했다고 밝혔다. ◇체육복표는 어떤 사업=체육복표(토토)는 지정된 판매소에서 투표권을 구입해 경기예상결과를 체크하고 그 정답률에 따라 배당액을 지급받는 것을 말한다. 돈을 걸고 당첨금을 받는 것은 복권과 비슷하지만 복권이 전적으로 운에 의한 것이라면 토토는 과학적이고 치밀한 데이터 분석이 있어야 당첨금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다. 체육복표 사업은 지난해 1월 한국타이거풀스(현 스포츠토토)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타이거풀스와 경쟁했던 업체는 이용호씨 사건에 연루돼 현재 중국으로 도피한 김현성씨가 대표로 있던 한국전자복권이었다. 당시 이 두 업체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정권의 핵심실세 두 사람이 각각 두업체를 밀고 있다'는 의혹이 나돌았고 '별들의 전쟁'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포츠토토측은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비리의혹에 대해 "사업자 선정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고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획득한 것으로 비리는 있을 수 없다"며 "당시 선발과정은 경실련 등 시민단체도 참여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체육복표 사업은 출범당시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의 매출은 28억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래도시환경은 어떤 회사=지난 99년 최씨가 미국에서 귀국해 설립했다. 자본금이 5천만원인 작은 회사다. 등기부상 이 회사 사업목적은 △컨설팅업 △광고대행업 △광고물제작 및 설치업 △무역업 등 10여가지다. 하지만 지난해 이 회사의 실질적인 매출은 모회사 광고대행비 등 월 3천4백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로비 개입 여부 의혹이라는 이 사건 본질과는 아직 무관하지만 이런 작은 회사의 대표인 최씨가 어떻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1백억원대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는가가 검찰 수사의 초점이다. ◇확대되는 검찰 수사=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 부장검사)는 이날 최씨가 지난해 타이거풀스 주식 3만8천주를 문모씨와 오모씨 명의로 보유하다 코스닥업체 D사에 9억원을 받고 매각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최씨는 싼값에 매입한 타이거풀스 주식을 오씨 명의로 1만2천주,문씨 명의로 2만6천주를 각각 보유해 왔으며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직후인 작년 3월과 11월 각각 3억원과 6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두우의 강호성 변호사는 이날 "최씨가 타이거풀스로부터 사업자 선정 대가로 받았다고 알려진 10억원은 A투자회사가 6천만달러 규모의 펀드에 해외자본을 유치해준 대가로 받은 컨설팅비"라며 "최씨는 타이거풀스 사업권과 무관하며 시중가격으로 주식을 사고 판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모 건축자재업체가 홍걸씨에게 4억원을 건네주고 홍걸씨의 동서 H씨도 이 회사 소유인 서울 강남 한 빌딩의 사무실을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구체적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섰다. 김재창·이상열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