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3층석탑 밑바닥에서 도굴 흔적이 발견돼 당국의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시 도지동 5-2번지 오모(64)씨 소유의 밭에 위치한 신라시대 '도지동 폐탑지(속칭 移車寺址)'에서 석탑의 3.9m짜리 기단부 바닥에 땅굴을 뚫고 들어간 흔적이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땅굴 입구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땅 밑을 통해 기단부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어떤 유물이 매장돼 있었으며 도굴된 유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앞서 기념물 제66호로 지정됐으나 비지정문화재라는 이유로 복원되지 않고 별도의 보호대책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폐탑지의 3층석탑 부분은 기단 일부와 1층 탑신반쪽, 2.3층이 모두 허물어진 채방치돼 왔었다. 특히 폐탑지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신라 33대 성덕왕릉이 남아 있어 주요 문화재 주변에 대한 도굴방지 활동이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문화재 관계자들은 "도지동 폐탑은 신라시대 전형적인 석탑으로 불국사 석가탑과 비슷한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재에 대해 당국의 현장조사와 함께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도굴흔적이 발견돼 일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문화재비중도에 따라 청원경찰 등이 순찰을 하고 있으나 문화재가 워낙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주=연합뉴스) 홍창진기자 realis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