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서우정 부장검사)는 31일 코스닥 등록 편의를 봐달라는 등 청탁과 함께 국책은행과유명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반도체칩 생산업체 A사 대표이사 정자춘(42)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대주주의 주식 매각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은 혐의(배임수.증재)로 사진기 제조업체 W사 전 대표 이모(40)씨와 유명 벤처캐피털 K사 벤처투자팀장 김모(36)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99년 당시 한국산업은행 투자금융실장이던 박순화(구속)씨와 벤처투자팀장 강성삼(구속)씨에게 투자 사례비 등 명목으로 각각 현금 1천만원과 A사 주식 322주(1천여만원 상당)를 건넨 혐의다. 검찰은 정씨가 회사 자금 10억3천5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 중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10억원이 정.관계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흐름을 추적중이다. W사 지분 30%를 보유한 이씨는 W사 대주주인 K사의 사전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33억원을 챙긴 뒤 이를 묵인해준 대가로 K사 벤처투자팀장 김씨와 팀원 정모(30)씨에게 각각 2억원과 1억원을 제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회사의 내실은 다지지 않고 유명 벤처캐피털 출자 등을소재로 주가가 뜨자 회사 설립 1년여만에 자신의 지분을 일시에 처분한 뒤 또다른유사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신종 벤처비리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K사 투자팀장 김씨는 A사 대표 정씨로부터 "20억원을 투자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씨가 대주주인 L사 주식 2천244주(6천600만원 상당)를 1천만원에 제공받는 것을 비롯해 투자사례비 등 명목으로 3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앞서 투자 사례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주고 받은 인터넷 보안업체 장미디어인터렉티브 대표 장민근씨와 산은 이사 박순화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장씨의 정.관계 로비 여부를 캐고 있다. k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공병설.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