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할머니가 수십년간 첩을 두고 자신을 무시해온 남편과 이혼소송에서 승소, 50년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A씨(70.여)는 지난 51년 B씨(69)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셋, 딸 셋을 뒀지만 아들이 모두 죽자, 3대 독자이던 B씨가 아들을 보겠다며 60년 C씨를 첩으로 들였다. B씨는 이후 C씨는 물론 A씨와 사이에서도 여러 아들과 딸을 두게 됐다. 그러나 애초 A,B씨와 함께 살던 C씨가 살림을 따로 차려달라며 집을 나가자 B씨는 별도의 살림집을 마련해 주고 두 집을 오가며 생활했고, A씨를 무시하며 수시로욕을 하고 폭행까지 했다. 자신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도 C씨와 함께 생활하는 B씨를 참고 살아온 A씨였지만 지난 2000년 칠순 잔치 전날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C씨의 집에서 상경한 B씨가 아들,딸과 사위, 손주들이 있는 자리에서 또 욕을하고 무시하자 더 이상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며 결국 이혼소송을 낸 것. 이 사건을 맡은 서울 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황정규 부장판사)는 "B씨가 부첩(夫妾) 관계를 계속하면서 부인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혼인관계는 더이상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에따라 31일 "두 사람은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3천만원을지급하며, 재산의 45% 가량을 A씨가 소유하도록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