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가랑잎 같은 '쪽배'에 의지해 망망대해를 넘은 30대 중국 조선족이 밀입국 혐의로 해경에 붙잡혔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30일 "중국 장슈(江蘇)성 여동항에서 3t급 목선 '야도2호'를 타고 진도군 조도면 하조도 선착장으로 밀입국한 지모(37)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고 밝혔다. 상당 규모의 어선이나 화물선 등으로 밀입국한 사례는 종종 있으나 이처럼 낡고작은 목선으로 서해를 건너 단독 밀입국한 경우는 처음이다. 경찰조사 결과 지씨는 16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야도 2호로 지난 26일 오전 8시께 출항해 거센 비바람과 파도를 이기며 꼬박 4일만인 30일 오전 5시께 진도 조도항에 도착했다. 항해중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지칠대로 지친 지씨는 도착하자 마자 마을에서 허기를 채운 뒤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씨가 탄 배는 건조한 지 20년이 넘어 밑창에서 물이 샐 정도로 낡은데다 속도도 3노트에 불과해 직선거리로 480㎞나 되는 망망대해를 건넜다고 믿기 어렵다. 더욱이 항해할 때에는 이 해역에 폭풍주의보까지 내려져 집채만한 파도가 배를덮쳐 배안의 이불이 다 젖는 등 침몰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지씨는 98년 산업연수생으로 국내에 들어와 선원생활을 해 중국 돈 8만5천위안(한화 1천300여만원)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코리안 드림을 다시 한번 꿈꾸며 무리한 시도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경은 밀입국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지씨를 강제 출국시킬 방침이어서 그의 코리안 드림은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포=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