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정희 기념사업회(회장 신현확)가 지난 1월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슬그머니 기념관 건립에 착공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는 29일 "박정희 기념사업회가 지난 1월29일 서울 상암동 산26번지 제 4근린공원에 기념관 건립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국민연대 이관복 상임공동대표는 "현 정부하에선 기념관 건립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념사업회측에서 공식적인 기공식도 없이 '몰래' 착공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한창"이라며 "우리 역사가 일그러지는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전국연합 등 251개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돼 있는 국민연대는 지난 28일 이 사실을 알고 조만간 긴급회의를 소집, 건립반대 저지를 위한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박정희 기념사업회측은 "현재 건립중인 도서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60~70년대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관련된 것으로 공공도서관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라며 "요란하게 기공식을 하지 않았을 뿐 지난 1월29일 기공식과 더불어 착공식을 했으므로 기공식이 없었다는 일부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토목공사가 진행중인 기념관은 부지 650평에 2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며, 기념관에는 박 전 대통령 재임시 이루어진 삼림녹화사업, 경부고속도로 건설, 수출증대 등 근대화작업에 관련된 장서와 자료들이 비치될 예정이라고 기념사업회측은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0월초 기념관 제 4근린공원을 기념사업회가 사용할 수 있도록 부지협약을 맺었으며 협약서에는 부지 내에 연건평 1천500평 규모의 기념관 건립을 허가하고 기념관내 도서관의 명칭은 사업회의 재량에 맡긴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