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충정은 지난해 11월 홍보대행사인 '커런트 코리아'와 홍보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김&장 등 대형 로펌(법무법인)과 경쟁하면서 잠재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충정의 최우영 변호사는 "홍보위탁 4개월만에 '충정'이 기업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다가서라' 변호사들의 영업이 고객을 기다리던 방식에서 탈피,적극적으로 고객을 발굴하고 다가서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맥과 '입 소문'으로 고객을 확보하던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변호사들도 일반 기업처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홍보 아웃소싱의 원조는 법무법인 태평양. 올해로 4년째 '미디콤'에 홍보 업무를 맡기고 있는 태평양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공격적인 홍보를 펼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변호사 업계에 '얼굴 알리기'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세종 등 다른 로펌들도 '홍보 아웃소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일부 소규모 법무법인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하철이나 지역 케이블TV에 광고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인 홍보보다는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염두에 두고 저술활동 등에 적극 나서는 로펌들도 많다. 올초 '중국투자에 필요한 중국법 해설'이란 책을 펴낸 법무법인 한결이 대표적인 케이스. 한결의 김응조 변호사는 "우리 로펌이 중국법에 정통하다는 인식을 기업들에 심어주는 효과를 감안해 책을 냈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다가서기 위해 때로는 변호사들이 '준(準)영업사원'이 되기도 한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2년전 서울 삼성동 도시공항타워 빌딩에 입주하면서 이 빌딩에 들어선 50여개 중소·벤처기업을 일일이 방문하며 '인사'를 올렸다. 김수호 변호사는 "먼저 몸을 낮춘 것이 빌딩에 입주한 몇몇 기업을 고객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새로운 법률이 제정되거나 이슈로 떠오르는 법률문제가 생길 때 로펌이 기업고객들을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고객에게 다가서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법무법인 우방은 세미나 외에도 기존 기업고객 및 잠재고객들에게 분기마다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이슈나 판례 등을 요약해 '뉴스레터' 형식으로 보내주고 있다. 세종은 작년 4월 부설 경제연구소인 '시장경제연구원'을 개설,고객 기업들에게 심도있는 자문을 해주고 있다. 개인변호사나 소형 로펌들 중에는 법원·검찰 주변이 아닌 일반 상가지역이나 지방으로 나서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지난해 연수원을 졸업한 3명의 동기생이 경기도 이천 시내에서 문을 연 '이천 합동 법률사무소'가 대표적. 이천 합동은 지역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천건이 넘는 무료 법률상담을 해줬다. 임은석 변호사는 "지역 토착화 전략을 강화해 이천지역에서 일어나는 민·형사 사건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개업한 장경욱 변호사는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지하철 2호선 서울대 입구역 인근의 7층짜리 상가건물에 둥지를 틀었다. 세종의 박교선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에는 아직도 '일만 잘하면 됐지,홍보가 뭐가 중요하냐'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로펌의 홍보 능력과 마케팅 능력이 향후 핵심역량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오상헌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