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 중소기업특별委 위원장 > 오늘날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누가 뭐라 해도 미국이다. 미국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을 수 있는 것은 빌 게이츠 같은 뛰어난 기업가를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이 훌륭한 기업가를 끊임없이 길러내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부터 실시하고 있는 실용주의에 입각한 비즈니스교육에 힘입은 바 크다. 미국의 청소년 비즈니스교육은 그 역사가 오래됐다. 1919년 설립된 JA(Junior Achievement)란 비영리 재단이 청소년들에게 기업가정신과 비즈니스교육을 실시한 것이 효시다. 이제 대부분의 주에서 초.중.고등학생들 대상으로 창업과 비즈니스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유명 기업들도 청소년 비즈니스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청소년 비즈니스 교육재단에 막대한 기금을 출연하고 인턴십 과정을 개발해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산학협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청소년 비즈니스 교육재단이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특히 JA DECA NFTE 카우프만센터 등과 같은 곳은 제각기 특화된 교재를 발간하고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대표적인 청소년 비즈니스재단이다.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금융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비교적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모의 주식투자게임도 이미 1980년대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비즈니스교육을 받아온 미국의 청소년들 중에는 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청소년 비즈니스교육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국가는 물론 후진국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JA DECA 등과 같은 재단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얼마전 리콴유 전 총리가 싱가포르 경영대학에서 행한 연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는 '유능한 사람은 기업을 하라' '국민은 창업가를 존경하라' '기업 실패를 과감히 수용하라' 등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통해 훌륭한 기업가가 자라날 수 있도록 사회환경과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제 우리의 경쟁력은 능력 있는 기업가를 얼마나 많이 배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뛰어난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비즈니스교육을 시키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청소년 시절부터 실제 비즈니스를 통해 자신의 재능과 관심 분야를 새롭게 발견하고 기업가적 소양을 닦을 수 있는 실사구시의 교육이야말로 유능한 기업가를 길러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청소년 비즈니스교육은 청소년들에게 경제와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장래 도전해야 할 목표를 제시해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는 교육이다. 또한 이는 청소년들에게 가치관을 세우고 인격을 닦게 하는 도장인 동시에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국가의 번영을 이끌면서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유능한 기업가를 길러내는 초석인 것이다. 청소년 비즈니스교육을 서둘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