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세입자가 숨진지 2개월여만에 변사체로 발견돼 이웃간 정이 메마른 세태를 또 한번 보여줬다. 27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단독주택에서 단칸방에 세들어 사는 김모(60.무직)씨가 숨진 채 방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집주인 최모(50)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는 "김씨 옆방의 세입자 이모(39)씨가 김씨 방쪽에서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해 방충망을 뜯고 들어가 보니 김씨가 이불 옆에 엎어져 쓰러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발견 당시 김씨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것은 물론, 마치 미라처럼 말라서 가죽만 남은 상태였으며 입에는 피를 토한 흔적이 있었다. 최씨는 2월 초에도 김씨가 안 보인다는 이씨의 연락을 받고 창문을 통해 확인했으나 별 이상한 점이 없다고 판단,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마지막 통장거래일이 1월10일인 점으로 미뤄 이때 이미 김씨가 숨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년전 무당 할머니를 도와 주며 살다가 무당이 숨지면서 남긴 7천여만원의 이자로 살아 온 김씨는 지방에 3명의 형제가 있지만 수년간 왕래 없이 혼자 살아왔다. 경찰은 현금 81만원과 7천700만원이 예금된 통장이 그대로 있고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는 데다 평소 술을 많이 마셨다는 주변의 진술로 미뤄 김씨가 폭음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