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정.관.재계가 한 몸이 돼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다. 공식적 조직으로는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가 중심이고 국회 차원의 국회유치위원회, 정부 차원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주축이 된 정부유치위원회, 또 전라남도유치위원회와 여수시유치위원회 등이 있다. 이들 유치위원회는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됐으며 유치위원뿐 아니라 많은 후원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여수의 이웃인 순천 광양 고흥 보성 구례는 물론이고 하동 남해 진주 통영 사천 등 경남 서부권 5개 지역 주민들도 소매를 걷어붙인 채 거들고 있다. 남해고속도로 주변 곳곳에는 유치 홍보탑이 들어섰고 고을마다 박람회 유치위원회가 조직돼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여기에 재계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유치활동에 앞장서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한마디로 민.관이 힘을 합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세계박람회 공인기구인 국제박람회사무국(BIE)은 정부간 기구로서 회원국들의 정부대표로 구성돼 있다. 대표들은 대부분 각국의 참사관급 외교관이다. 따라서 유치활동도 국가를 상대로 벌여야 한다. 국가의 외교정책에 따라서 박람회 개최국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유치활동도 외교채널을 통하는게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대부분 국가들은 경제적 실리를 우선하며 자국에 대한 투자와 경제적 지원 요청을 조건으로 박람회 개최 지지 의사를 표명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민간차원의 유치활동 참여와 지원도 정부차원 만큼이나 중요하다. 2005년 아이찌박람회의 경우도 정부 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성원으로 강력한 경쟁자인 캐나다를 물리치고 개최권을 획득한 적이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한국도 정부 차원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박람회 유치를 위해 상호 효율적인 역할분담 체제를 갖추고 유치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는 박람회 유치사업이 국가 계획으로 확정된 뒤 99년 11월 공식 출범했다. 유치위원회 위원장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며 사회 각계 인사 82명이 참여하고 있다. 유치위는 2000년 2월 사무처를 구성하고 현재 본격적인 박람회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들을 상대로 한 유치활동의 일환으로 사절단을 구성해 직접 해외 각국을 찾아나서기도 했다. 국회 유치특별위원회의 경우 민주당 김경재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여야 의원 2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4월 국회 차원에서 박람회 유치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출범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 등을 열어 지원 방안 등을 협의했다. 정부 유치지원위원회는 중앙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관련 부처 장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정부 유치위에는 또 유치와 관련한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장관, 해양수산부 장관, 유치위원회 위원장, 전남.경남지사로 구성된 고위정책협의회가 가동중이다. 개최지역에서는 전남 및 여수시 유치위원회가 활발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처음 박람회 개최를 발의한 전라남도는 97년 10월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장에는 박정구 금호산업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며 박광순 전남대 대학원장, 강락원 광주은행장, 임광행 보해양조 회장,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 하철경 예총 전남지회장, 박용하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집행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여수시 범시민 유치위원는 지난 97년 7월 발족돼 추상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9백86명의 위원이 유치활동을 전개중이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업무 시간의 상당부분을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에 할애,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정 회장은 위원장 취임 후 두 차례 세계박람회 총회 참가를 비롯 유럽 아시아 미주 등의 10여개국을 방문했다. 올해도 계열사 회장단을 이끌고 2월 중남미 벨리세에서 열린 제13차 카리콤 정상회의에 참석, 각국 정상급 인사 10여명과 6개국 외무장관 등 BIE 회원국 관계자들을 만나 활발한 유치활동을 전개했다. 국내에서도 주한 외국대사를 만나거나 국제행사에 참가해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국내.외 현대차 지사 및 판매망을 활용한 전사적 차원의 유치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