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여수지역 실사를 끝마침에 따라 박람회 유치 선정 기준과 한국의 준비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BIE가 박람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절차는 유치 신청 BIE 공시 BIE 현지실사 박람회 후보지 결정 등 크게 4단계. 현재 우리나라는 3단계에 있는 상태다. 유치 신청서는 작년 5월에 냈다. 실사단이 29일 한국을 떠나면 남은 절차는 개최지 결정을 위한 투표뿐이다. 실사단이 작성한 보고서는 곧 BIE에 제출되고 이를 토대로 올 12월에 비밀투표가 실시된다. 투표방식은 다소 특이하다. 우선 88개 회원국의 3분의 2이상이 출석하고 이중 3분의 2가 넘는 표를 얻는 국가가 개최지로 선정된다. 이때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는 국가가 없을 경우 순차적으로 최소 득표국을 탈락시킨 뒤 남는 국가끼리 재투표를 실시한다. 예컨대 4개 국가가 신청했고 1차 투표에서 어떤 국가도 3분의2 이상의 표를 얻지 못했다면 4위에 랭크된 국가는 빼고 나머지 3개 국가로만 다시 투표를 한다는 얘기다. 여기서도 3분의 2이상의 표를 얻는 국가가 안 나오면 상위 2개국만을 대상으로 재투표가 실시된다. 최종 2개 국가가 남을 때는 다수 득표국가가 박람회를 유치하게 된다. "2010 세계박람회"에 유치를 신청한 국가는 한국(여수) 중국(상하이) 러시아(모스크바)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폴란드(브로츠와프) 멕시코(멕시코시티) 등 6개국이다. 신청국이 많은 탓에 투표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BIE는 실사를 통해 개최준비가 미흡한 나라를 직권으로 탈락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BIE의 실사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BIE의 실사결과는 12월 개최지 선정 투표를 할 때 주요 근거자료가 될 뿐 아니라 자칫하면 투표까지 가기전에 BIE 직권으로 탈락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BIE 실사단이 조사하는 중점사항은 크게 12가지.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홍보전략"에서부터 박람회 개최 후보지의 개발 계획 및 사후활용 계획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개최지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박람회 개최 후보지역의 위치와 장점,그리고 국제적인 교통관계이다. 박람회는 전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국제적인 접근성이 확보돼야 하며 해당 지역만의 독특한 장점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수는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데다 전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4억명이 3시간 비행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청정해역과 다도해 등 관광자원도 다른 경쟁도시를 앞지른다고 여수 박람회 유치단측은 설명한다. 세계박람회를 개최할만한 규모의 전시관과 문화공간,회의장,매장 등을 얼마나 짜임새있게 갖추었느냐도 실사단이 중시하는 사항. 여수 박람회 유치단은 1백60개 국가와 30여개 국제기구가 참석할 것으로 예측하고 연면적 6만4천평방m에 달하는 4개 주제관을 비롯,수십개의 전시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벤트 및 상업시설도 1일평균 예상입장객보다 65%가량 많은 27만명을 기준으로 "넉넉하게" 만들 계획이다. 이같은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박람회가 원활히 운영되도록 정부 차원의 입법.조직.운영.재정적인 조치도 실사단이 무게를 두고 평가하는 항목이다. 정부는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세부지원 사항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한편,2조4천억원 규모의 민.관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와함께 박람회에 참관하기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출입국 편의도 봐줄 방침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