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공장이 들어서 있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국내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는 사업장 중 하나다. 더구나 최상급의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한다. 깨끗한 물의 양이 한정돼 있는 만큼 물을 아끼려는 노력도 남다르다. 정상가동중인 반도체 D램 라인 1개에 하루동안 필요한 물은 1급수 5천t.그러나 기흥사업장에서 주력제품인 1백28메가 D램을 생산하는 9개 라인에서는 이보다 30%가 적은 3천5백t으로 사용량을 줄였다. 기흥사업장 14개 라인 전체로 지난해 1일 평균 3만5천t을 수자원공사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했다. 그러나 물절약활동과 폐수재활용이 없었으면 모두 6만1천t의 물이 필요했을거라고 환경.안전.방재.보건을 담당하는 ESH그룹의 홍민 과장은 말한다. 각종 공정상 물의 사용을 최소화해 1만9천t이나 물 사용량을 줄였다. 또 한번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는 노력으로 줄인 양도 7천t이나 돼 절약한 물의 총량이 2만6천t에 달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지난 94년부터 기존 물 사용량을 절감하는 노력과 함께 불합리한 물 공급 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을 벌여 왔다. 초기단계에서는 물 절약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캠페인도 실시했다. 기흥사업장은 94년 물절약 활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1단계부터 시작해 모두 5단계의 과정을 밟아왔다. 생산라인의 어느 장비에서 얼마만큼 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절약하거나 재사용할 여지가 있는 지를 조사하는 2단계와 이를 개선하는 3단계를 거쳤다. 96년말부터는 폐수재사용 설비를 완공하고 가동하는 4단계 활동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신규라인을 건설할 때부터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5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물 관리 전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ESH그룹,물 절약 설비를 운전하고 한번 사용한 물을 처리하는 유틸리티환경그룹,외부에서 들어온 물을 공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수해서 사용하는 유틸리티 운영그룹 등 총 2백50-2백60여명의 직원들이 물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방수되는 물을 이용한 생태연못을 만들어 폐수의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류되는 물의 수질을 확인하기 위해 비단잉어를 방류수에서 기르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1급수에만 사는 피라미를 비롯해 민물잉어,민물붕어,얼룩동사리 등을 이용해 수질을 정확하게 점검하고 있다. 비단잉어는 오염에 강해 수질점검에 적합치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못 주변에 직접 벼를 심어 방류된 폐수를 농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지를 조사중이다. 정화된 폐수는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가뭄때 실제 논에 공급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산(酸)에 매우 약한 옥잠화를 산폐수 침전조에서 키우는데 성공,정화수의 수질을 확인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