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사용량 절반 줄일 수 있어...공급서 수요관리로 정책전환" ] 남궁은 < 환경부 상하수도국장 > 물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물 부족 문제는 먼 장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사람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량이 1천5백50㎥에 불과해 유엔에 의해 이미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다. 현재 대규모 수자원 개발을 통해 물 공급을 늘린다는 해결방법은 댐 개발 적지의 감소, 댐 건설비의 상승, 지역주민의 반대, 특히 댐 건설이 수반하는 환경비용에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어려움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제 한정된 물을 최대한 아껴쓰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해야 할 때가 됐다. 즉 수요관리(Demand Management)를 통해 늘어나는 물 수요를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물 사용량은 2000년을 기준으로 3백80ℓ에 달한다. 이는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우리가 처한 물 사정을 감안할 때 낭비요소가 매우 많다. 따라서 물 수요관리 또는 물 절약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물 부족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물 관리 정책의 기조를 공급위주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2000년 3월에 수립한 '물절약종합대책'에 따라 절수기 및 중수도 설치 확대, 절수형 수도요금체계 도입, 노후수도관 교체 등 물 절약 시책을 추진해 2006년까지 7억9천만t의 물을 절약할 계획이다. 이는 섬진강 댐을 2개 건설해야 담을 수 있는 양이다. 물 절약사업의 성패는 국민의 참여와 협조에 달려 있다. 일상생활에서 물을 아껴 쓰는 생활습관이 뿌리내려야 한다. 정부는 이번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물 절약 생활수칙'을 제정했다. 이는 물 절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단순히 인정하는 데서 나아가 물 절약을 행동으로 옮길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구체적인 물 절약 행동방법을 제시하고, 물 절약에 대한 조그만 관심과 투자, 그리고 실천을 통해 현재의 물 사용량을 2분의 1로 줄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물 절약이 생활의 커다란 불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일 뿐이다. 물 부족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다. 먼 장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현안이다. 이번에 제정한 물 절약 생활수칙이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물을 절약하는 생활습관 바꾸기 운동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